"슈퍼채무국 일본 닮아가"…국가부채 1천조 시대 눈앞

文 특위 출신 김우철 교수, 한국경제학회 발표
2017년보다 4년새 채무 306조 증가, 속도 빨라
내년 재정수지 120조 적자, 국가채무 비율 50%
“이대로 가면 재정준칙 통제, 높은 증세 불가피”
  • 등록 2020-06-04 오전 1:54:50

    수정 2020-06-04 오전 1:54:50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내년도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8.6~50%로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료=김우철 교수]
[이데일리 최훈길 원다연 기자] 코로나19로 재정 지출이 대폭 늘어나면서 내년에 나랏빚이 1000조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이대로 가면 일본처럼 나랏빚이 불어나고 국가신인도에 악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3일 오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한국경제학회·한국국제경제학회·한국재정학회 주최로 열린 학술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교수는 2018~2019년에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특위 위원을 맡았다.

김 교수가 발표한 재정전망에 따르면 내년도 국가채무는 966조원으로 증가한다. 이는 올해(3차 추경 기준 840조2000억원)보다 125조8000억원 증가한 규모다. 문재인정부 출범 때인 2017년(660조2000억원)보다 4년 새 305조8000억원이 늘어나는 것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48.6%로 올해(3차 추경 기준 43.7%)보다 4.9% 포인트 증가해 역대 최대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재정수지도 악화할 전망이다. 내년도 통합재정수지(총지출-총수입)는 65조원 적자(GDP 대비 -3.3%), 관리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사회보장성 기금)는 105조원 적자(GDP 대비 -5.3%)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는 내년 경상성장률을 4.0%로 가정한 낙관적 전망에 따른 추정치다.

만약 내년 경상성장률이 4% 이하를, 세입 증가율이 3% 이하를 기록하면 내년도 관리재정수지는 역대 최대인 120조원 적자(GDP 대비 6%)를 기록할 전망이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내년에 역대 최고치인 50%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김 교수는 이대로 가면 2028년에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67%로 증가하고 2050년에 약 100%에 이를 것으로 봤다. 이는 김 교수가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2028년 중기 재정전망을 토대로 국가채무 증가율을 추산한 것이다.

△17일 일본 도쿄 시부야 [사진=afp제공]
김 교수는 “선제적으로 적시에 충분한 세입을 확충하지 않으면 일본처럼 슈퍼채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지난 4월 발표한 재정 보고서(Fiscal Monitor 2020)에 따르면 일본의 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D2) 비율은 251.9%로 35개국 중 가장 높았다.

김 교수는 “일본은 기축통화국이지만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는 상상할 수 없는 높은 채무 비율을 유지하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우리나라가 국가신인도 급락과 더불어 높은 채무 비율을 감당하지 못하고 디폴트(채무 불이행)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 상황인 현재는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훼손될 수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확장적 재정 운용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중장기적으로는 재정준칙을 제정해 지출 규모를 통제하고 경제적 지대에 높은 세율로 과세를 강화하는 증세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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