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오래 아끼며 읽고 싶다’, ‘오른손에 남은 페이지보다 왼손으로 넘어간 책장이 많을 때 아쉬워진다’. 글을 쓰는 작가에게 이보다 더 기분 좋은 칭찬이 있을까. 최근 종영한 JTBC 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원작자 이도우 작가의 작품에는 이런 찬사들이 쏟아진다. 그의 문장은 서정적이고 따뜻해서 유독 마니아층이 많다.
드라마 방영과 함께 원작 소설인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드라마가 방영되는 동안 대형 온라인 서점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1위에 올랐고, 누적 판매부수는 20만부를 넘어섰다. 최근 이데일리와 인터뷰에서 이도우 작가는 “독자들에게 영광스러운 평을 들을 때마다 감사하고, 보답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며 “책을 쓰는 동안 힘들었던 것들이 녹아 사라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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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책방에서 받은 느낌 소설로
원작을 바탕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는 배우 박민영과 서강준이 각각 남녀 주인공을 맡으며 화제를 모았다. 시청률은 기대에 못미쳤지만, 마니아층에게는 호평을 받았다. 이 작가는 “내 인생에서 오랜 화두였던 ‘굿나잇’이란 말을 곰곰이 생각하다가 그 정서를 담은 어떤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소설의 집필 배경을 밝혔다.
책방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원작 소설에서는 독립책방과 책 이야기가 계속해서 나온다. 마치 ‘술키핑’처럼 책을 키핑해 놓고 시간이 날 때마다 손님들이 들러 자신이 읽다 만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 은섭의 모습 등이 인상깊다.
“책은 어릴 때부터 나의 가장 친한 친구였다. 나가서 뛰어놀기보다 틀어박혀서 온종일 책을 읽는 타입의 아이였다. 불황이 길어지면서 대형 서점들만 살아남는 시절이 이어지다, 몇 년 전부터 하나 둘씩 독립책방이란 이름으로 작은 동네 서점들이 생겨났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구상하고 쓰는 동안 작은 책방들을 방문하고, 그 속에서 받았던 느낌을 잊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번 산문집에는 그간 살아왔던 시간과 경험, 그 속에서 만난 의미와 이미지들이 고스란히 들어갔다. 결코 녹록지 않은 인생에서 내가 조우했던 따뜻했던 순간, 뭉클하고 애틋했던 기억,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이미지들을 굿나잇클럽 사람들에게 조근조근 이야기한다는 느낌으로 써내려갔다. 촛불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기꺼이 반갑게 읽어줄 수 있는, 그런 글이 되기를 바랐다.”
차기작으로는 나뭇잎 소설로 잠깐 선보인 ‘책집사’들의 이야기를 쓰고 있다. 이 작가는 “두세 권 분량의 소설이 될 것 같아서 시간이 좀 걸릴 것 같다”며 “영어덜트 느낌의 청춘들 이야기도 텀을 두고 함께 작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읽어주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야기를 만드는 일은 ‘행복한 작업’이라고 했다. 이 작가는 “언젠가 인생에서 쓸 수 있는 이야기를 다 쓰고 났을 때 독자들이 최종적으로 어떤 평가나 코멘트를 자유롭게 남겨줄 거라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그저 쓰고 싶은 이야기를 가능한 솔직하고 자유롭게, 즐겁고 편안하게 들려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