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니스트 김선욱 "정명훈과 4년 만에 재회, 완전 설레요"

내달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
"정명훈, 맨 끝단 감수성까지 끌어내"
"20번 이상 호흡 맞췄지만, 늘 새로워"
  • 등록 2019-08-08 오전 6:00:01

    수정 2019-08-08 오전 6:00:01

김선욱은 그냥 ‘피아니스트’로 불리길 바랐다. 그는 “아무 수식어 없는 ‘피아니스트’가 김선욱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수식어”라고 말했다(사진= 빈체로)
[평창(강원도)=이데일리 윤종성 기자] “정명훈 선생님과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오케스트라, 이들과의 협연은 정말 ‘완벽한 조합’입니다. 이번엔 어떤 무대를 만들어낼 지 너무 기대돼요”

지난 1일 ‘제16회 평창 대관령음악제’가 열리는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리조트에서 만난 피아니스트 김선욱(31·사진). 한 시간 가량 진행된 인터뷰 내내 차분하게 얘기를 이어가던 그는 내달 열리는 내한공연의 묻자 목소리의 톤이 높아졌다. 눈을 반짝거리며 얘기하는 모습이 마치 소풍을 앞두고 설레어 하는 소년 같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 그리고 오케스트라의 ‘살아 있는 역사’로 불리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함께 서는 무대. 김선욱의 머릿속은 이미 ‘행복한 부담감’으로 가득해 보였다. 어릴 적 ‘우상’이자 ‘영웅’인 정명훈과 4년 여 만에 재회한다는 생각에 긍정의 아드레날린이 샘 솟는 듯 하다. 2007년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내한공연 이후 벌써 20회 이상 정명훈과 호흡을 맞췄지만, 늘 새롭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 선생님은 무대에서 최고의 존재감을 뿜어냅니다. 연주자로 하여금 음악의 맨 끝단에 있는 감수성까지 끌어내게 이끌어 주죠. 그의 지휘를 따라 피아노 건반을 누르면 저도 모르는 사이 굉장한 연주를 하게 됩니다. 스무 번 이상 함께 무대에 섰지만 매번 다른 느낌으로 리드합니다. 같이 음악을 하는 것 자체가 너무 소중해서 연주하던 중에 ‘공연이 끝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여러 차례 했어요.”

471년 전통의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는 브람스와 베토벤의 진수를 들려줄 세계 최고 수준의 오케스트라다. 클래식 마니아들 사이에서 강렬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할 ‘환상의 진용’이란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김선욱은 “독주 리사이틀이 연주자와 청중이 직접 교류하는 데 의미가 있다면, 협연은 청각적 만족감을 극대화 한다”라며 “음악에 대한 갈증, 갈망을 해소시켜 줄 굉장히 특별한 협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9월 27일 저녁 8시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첫 공연을 가진 뒤, 이틀 뒤인 29일 저녁 5시 예술의전당으로 자리를 옮겨 관객들을 한 차례 더 만난다. 두 공연의 프로그램은 다소 상이하다. 세종문화회관에서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예술의전당에서는 브람스 피아노 협주곡 1번, 브람스 교향곡 4번을 연주한다.

세계적 권위의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18세 나이로 우승, 40년 만의 최연소 우승이자 아시아 최초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웠던 김선욱. 어려서부터 ‘피아노 신동’, ‘천재 피아니스트’로 불렸던 그도 어느덧 서른 살이 넘었다. 인터뷰 말미 김선욱에게 이제 본인 이름 석 자 앞에 어떤 수식어가 붙기를 원하냐고 물었다. 지체없이 돌아온 답변은 “그냥 피아니스트”다. 김선욱은 “끊임없이 연주하고 노력하는 음악가로 기억되고 싶다”면서 “아무 수식어 없는 ‘피아니스트’가 김선욱의 정체성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수식어”라며 웃었다.

김선욱은 2019/20시즌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와 협연 후 키릴 카라비츠가 지휘하는 시카고 심포니의 데뷔 연주를 갖는다. 미국의 대표 교향악단인 시카고 심포니가 피아니스트와 협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어 영국 본머스 심포니와 지휘자로서 데뷔 무대를 치른 뒤에는 버밍엄 심포니, 이탈리아 베네토 파도바 오케스트라, 노르웨이 크리스티안산 심포니, 스페인 발레아레스 심포니 오케스트라 등과 협연할 예정이다.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추위 속 핸드폰..'손 시려'
  • 김혜수, 방부제 美
  • 쀼~ 어머나!
  • 대왕고래 시추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