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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강현실은 실제 현실세계 위에 가상의 이미지를 추가해 살펴보는 기술이다. 2017년 출시됐던 모바일 게임 ‘포켓몬 고(GO)’와 올해 초 종영한 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등 주로 게임 분야에서 화두가 된 기술이다. 하지만 이제는 건축과 전자상거래(커머스)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애플, 페이스북 등과 같은 글로벌 IT 기업도 주목하고 있다.
이런 시장을 개척하는 스타트업을 이데일리가 만났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스파크랩플러스에서 만난 하진우(사진) 어반베이스 창업자는 “건축업계에서 도면을 두고 진행하는 커뮤니케이션에 ‘미스(Miss·오류)’가 많다는 점에서 착안해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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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형제작 없이도 건축주와 원활한 소통을
어반베이스는 ‘가상이 현실과 융합되는 기술과 데이터를 통해 공간에서의 새로운 삶의 모습을 제시한다’는 점에 주목해 핵심 가치를 ‘공간’에 둔 3D 공간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2014년 6월 건축가의 길을 걷던 하 대표가 창업했다.
건축 업계는 도면을 컴퓨터(CAD)로 그리는 점은 이미 디지털로 진행하고 있지만, 이를 다시 인쇄하거나 평면 이미지로 가져가 건축주나 협력사, 관계 행정기관 등과 업무협의를 진행한다. 특히 건축을 의뢰한 건축주는 도면에 대해 잘 모르는 상태에서 도면과 모형을 가지고 건축물에 대한 설명을 막연하게 들었다가, 막상 시간이 지나 ‘이야기와 다르지 않냐’며 갈등을 빚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하 대표는 이런 점을 보며 “디지털 기술을 통해 문제 해결을 할 수 없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하 대표는 “마침 창업하던 시기에 머신러닝이 각광받던 시기라 참조할 문서도 많았다”며 “공간정보에 대한 기술과 데이터를 축적하며 공간정보를 활용한 사업 기회를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 어반베이스의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효과는 ‘효율성’이다. 기존에 사용하는 건축물 모형 제작에는 보통 신입이나 인턴 직원을 투입하는데, 2명이 1~2달에 걸쳐 하나를 제작한다. 여기에 드는 비용만 해도 300만원 가량이 소요되고, 다른 업무 대신 단순 업무를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무형의 손실도 있다. AR 기술을 활용하면 모형을 아예 제작하지 않거나, 제작하더라도 어느 정도 협의가 끝난 뒤 제작과정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된다.
야구장, 가전·가구 배치까지 확장..일본 진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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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사도 다수 확보했다. 창원NC파크 설계 프로젝트는 물론, LG전자의 직영 판매채널인 ‘LG베스트샵’과 가구 브랜드 ‘퍼시스’와 ‘일룸’에서 가전이나 가구를 실제 주거공간이나 사무실 등에 가상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상담 솔루션을 제공한다.
2014년 발생한 세월호 사고 당시에는 선박 도면 정보를 이용해 3D 이미지로 만들어 구조 당국에 제공해 잠수부의 수색작업을 지원하기도 했다.
AR스케일을 통해 건축가 고객 확보에도 주력한다. 올해 2000명의 건축사를 고객으로 확보하는게 목표이다. 사업 확대에 따라 현재 20여명인 개발인력도 100명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해외로도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의 산업 육성기관인 JETRO와 협업해 일본 건축업계 대상 영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하 대표는 “일본은 내수시장은 물론 동남아시아 지역의 건축 프로젝트를 대거 수주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아시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동남아 지역 진출 강화를 위해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와는 싱가포르에서 자문 파트너십도 체결했다.
하 대표는 “정부가 갖고 있는 공공 건물에 대한 도면 정보를 개방하면 민원인(국민)에게도 더욱 효율적인 업무 제공이 가능해질 수 있다”며 “정부의 데이터 개방이 보다 활발해지면 더 많은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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