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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이하 현지시간) 첫 해외순방지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 1100억달러(약 124조원) 규모 무기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미 안팎 언론은 이번 첫 순방과 그에 따른 성과보다 지난 9일 지난해 대선 기간 본인과 러시아 유착 의혹을 조사하던 제임스 코미 연방정보국(FBI) 국장을 해임과 그에 따른 특검 개시에 눈이 쏠려 있는 모양새다.
미 국무장관 렉스 틸러슨은 이날 트럼프의 방문에서 무기 계약을 포함해 총 3500억달러(약 393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여기에는 60억달러 규모로 추산되는 록히드마틴사 블랙호크 헬리콥터 150대 현지 조립 생산 계약 등 내용이 담겼다.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도 미 기업과 500억달러 규모의 비 석유사업 관련 계약을 맺기로 했다. 미 엔지니어링 회사 제네럴일렉트릭(GE)도 150억달러 규모의 현지 수주 계약을 맺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계약 체결 직후 기자회견에서 “일자리를 위해 미국에 수천억 달러를 유치한 엄청난(tremendous) 날”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모든 사람에게 감사하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등 미 언론의 보도는 연일 트럼프의 러 유착 의혹을 점점 굳혀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19일 트럼프가 코미 국장 해임 직후 만난 러시아 외교장관 세르게이 라브로프와 세르게이 키슬야크 주미 러 대사를 비공개로 만났을 때 코미를 ‘미치광이(nut job)’이라고 비하했다고 새로이 보도했다. 만난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대화 주제는 더 부적절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국가 안보를 이유로 이를 확인하지도 부인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러시아 통신사 인테르팍스는 라브로프 장관이 트럼프와 코미 전 국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았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같은 날 트럼프와 밀접한 백악관의 고위 관계자가 러 유착 의혹과 관련한 ‘요주의 인물(person of interest)’로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