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고객 뺏길라..."A ·C ·E로 혁신" 주문(종합)

케이뱅크 출범에 긴장한 시중은행
KB국민, 신한, KEB하나은행장
"핀테크업체에 없는 고객테이터로 비대면 채널, 디지털 마케팅 강화"
  • 등록 2017-04-04 오전 6:00:00

    수정 2017-04-04 오전 6:00:00

윤종규(왼쪽)국민은행장, 위성호(가운데)신한은행장, 함영주(오른쪽)하나은행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디지털과 모바일의 금융혁명은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더 빨리 다가오고 있다”(윤종규 KB국민은행장)

“금융업의 경계가 무너지고 경쟁의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는 만큼 앞으로 신한의 경쟁자는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이 될 것이다”(위성호 신한은행장)

국내 최초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출범한 3일 시중은행장들이 잇달아 디지털 시대에 살아남기 위한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4차 산업혁명으로 금융환경이 급변하는 가운데 25년 만에 새로운 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 형태로 등장하면서 혁신하지 않으면 도태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을 드러낸 것이다.

윤 행장은 이날 정기 조회사에서 케이뱅크 업무 개시를 언급하며 “디지털 경쟁자들의 전략은 제대로 서비스를 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고객을 대상으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라며 “경쟁자 보다 한발 빨리 의사결정을 하고 고객에게 우선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든 업무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할 것을 주문했다. 인공지능(AI), 클라우드(Cloud). 디지털생태계(Ecosystem)를 의미하는 ‘ACE’에 데이터까지 은행의 업무에 적용하면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이란 전망이다.

핀테크가 갖고 있지 않은 고객 데이터 기반을 경쟁력을 제시하기도 했다. 윤 회장은 “핀테크 기업의 공통된 목소리는 고객과 데이터를 얻기 위한 현실의 벽이 너무 두텁다는 것”이라며 “KB의 3000만 고객기반은 중요한 자산이자 기회”라고 설명했다. 이를 밑바탕으로 디지털 에이스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사람에 대한 문제도 디지털에 맞게 풀어가야 한다고 밝혔다. 윤 행장은 “KB가 우리나라 디지털 인재 양성의 사관학교가 되어야 한다”며 “KB조직체계 역시 디지털 시대에 맞는 형태로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 행장은 아예 은행업을 새롭게 정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위 행장은 이날 서울 중구 세종대로 본점 대강당에서 임직원 2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기념식을 갖고 “은행업을 둘러싼 경쟁환경 변화의 본질을 정확히 통찰하고 과감한 혁신을 실행해야 한다”며 “전통적인 금융의 틀에서 벗어나 은행업을 새롭게 정의하는 ‘Redefine Shinhan’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취임 때 제시한 초(超)격차의 리딩뱅크를 만들기 위해서는 은행업을 둘러싼 경쟁환경, 영업에 관한 모든 것, 일하는 방식에 대해 새로운 정의와 혁신을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윤 행장과 비슷한 주장을 폈다. 위 행장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 마케팅 기법을 개발하고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차별적인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 ‘연결과 확장’이라는 디지털의 특성을 활용해 영업 전반의 효율성을 한층 높여가야 한다”고 말했다.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역시 인공지능, 빅데이터 등의 4차 산업혁명 키워드를 거론하며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강조했다. 디지털 파고를 넘기 위해서는 고객의 편의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점에서도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함 행장은 이날 조회사를 통해 “손님이 편리함을 느껴 먼저 찾아 오는 디지털 금융 환경 조성을 조성해야 한다”며 “비대면 채널과 디지털 마케팅을 확대하고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은행 업무의 디지털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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