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이 부회장의 회장 등극 여부다. 이 부회장은 등기이사 선임 불과 18일 만에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글로벌 1위 기업인 미국의 ‘하만’을 9조 3800억원에 인수, 삼성의 미래에 대한 뚜렷한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 부회장의 회장 승진은 등기이사 선임과 더불어 그동안의 승진 연수를 감안해도 자연스런 수순이란 분석이 나온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 2001년 임원에 오른 이후 한 단계 승진에 걸린 기간이 평균 2.4년이었다. 승진에 가장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은 ‘상무→전무’로 4년이 소요됐다. 반면 사장 승진은 부사장에 오른 지 불과 1년 만에 이뤄졌고 부회장 승진은 2년이 걸렸다. 그가 2012년 연말 인사에서 부회장이 된 지 올해로 4년이 지나, 이번 인사에선 회장 승진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이건희 회장의 그룹 경영 30주년 및 고(故) 이병철 회장 30주기가 겹치는 내년 연말께 회장에 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부회장이 그룹 경영을 맡은 2014년 이후 사장단 인사가 2년 연속 아버지인 이 회장의 취임일인 ‘12월 1일’에 이뤄진 것도 이런 상징성을 감안했다는 분석이다.
본격 이재용 시대 맞아 삼성 세대교체 이뤄질까
이재용 부회장이 주도한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대대적인 세대교체가 이뤄질지 여부도 관심을 끈다. 그동안 삼성 사장단 인사에서는 회사에 공이 많은 인물이라도 적절한 시기에 맞춰 2선 후퇴하고 새로운 인물로 과감한 물갈이가 이뤄져 왔다.
현재 삼성의 핵심은 삼성전자 각 사업부와 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 사장단이다. 갤럭시노트7 단종사태와 최순실 게이트 등과 연관된 사장도 모두 여기에 속해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2010년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그해 연말 인사에서 승진
업계에선 과거 전례로 볼 때 현재 삼성전자를 이끌고 있는 대표이사 3인방 중 윤부근 CE부문장과 신종균 IM부문장 등 2명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또 이 부회장이 2년 전 직접 사장으로 승진시킨 김현석 CE부문 VD사업부장과 전영현 DS부문 메모리사업부장 등은 양호한 실적과 함께 유임이 예상된다. 반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박상진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사장과 장충기 미래전략실 차장(사장) 등은 수사 결과에 따라 인사 여부가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갤럭시노트7 단종과 관련해서는 작년에 사장으로 승진한 고동진 IM부문 무선사업부장의 인사 여부가 눈길을 끈다. 그러나 삼성이 2000년대 이후 실적 악화를 이유로 문책성 인사를 한 경우는 2011년 장원기 삼성전자 LCD사업부장(사장)의 경질 외에는 없었다. 이 역시 정기인사가 아닌 7월의 이례적인 인사였고 그해 연말, 장 사장은 중국본사 사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사업의 연속성 등을 감안, 핵심 책임자를 단기간에 교체한 사례를 찾기 어렵다”며 “AI(인공지능)업체인 ‘비브’와 전장 기업 ‘하만’ 등이 모두 스마트폰과 연계돼 있어 유임에 무게를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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