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연구진, 암 치료에 필수적인 오토파지 조절 신호 세계최초 규명"

오토파지의 신호 조절 통한 신개념 치료제 개발 가능성 열어
세계 3대 저널 네이처, 15일자 온라인으로 게재
  • 등록 2016-06-16 오전 2:00:00

    수정 2016-06-16 오전 2:00:00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국내 연구진이 세포의 생존 및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 조절 신호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향후 암이나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백성희 교수(서울대학교) 연구팀이 생존에 필수적인 오토파지(자가포식) 작용을 조절하는 새로운 신호를 발견하고 오토파지의 작동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3대 저널인 네이처에 15일자 온라인으로 게재됐다.

오토파지(Autophagy, 자가포식)는 불필요한 세포내 단백질 및 손상된 세포내 소기관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자가포식 작용으로 영양분 결핍, 대사성 스트레스, 감염, 노화, 암, 퇴행성 뇌질환 발병 등의 신호를 받으면 세포의 생존 및 항상성 유지를 위해 활성화된다.

특히 세포가 영양분 결핍 상황에 노출됐을 경우 오토파지를 통해 세포내 불필요한 구성 요소 및 소기관을 분해하고 필요한 에너지원으로 재생산해 체내의 다양한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다.

연구팀은 오토파지 기능에서 핵 내에서의 유전자 발현에 의한 조절이 중요할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진핵생물의 핵내 DNA에 결합하는 염기성 단백질인 히스톤 단백질의 후성유전적인 조절이 필수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이러한 가정에 기반해 다양한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 히스톤 단백질의 변형을 관찰한 결과 히스톤 H3의 아르기닌 17번 잔기에 메틸화가 유도됨을 확인했다. 또 이러한 메틸화를 유도하는 CARM1(coactivator-associated arginine methyltransferase 1) 효소의 단백질 양 또한 증가되는 것을 관찰했다.

CARM1 단백질 복합체 정제를 통해 정상 상황에서는 SKP2-SCF E3 유비퀴틴화 효소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분해되지만 영양분 결핍 상황에서는 SKP2의 전사가 감소돼 CARM1 단백질이 분해되지 않고 안정화 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세포에 당 결핍 상황이 지속될 경우 AMPK(AMP-activated protein kinase) 인산화 효소가 활성화 되면서 FOXO3라는 전사 인자를 인산화 시키고 인산화 된 FOXO3는 SKP2의 전사 과정을 저해함으로써 CARM1 단백질이 안정화 된다는 것을 규명했다.

안정화 된 CARM1 단백질은 히스톤 H3 아르기닌 17번 잔기의 메틸화를 유도하면서 TFEB(Transcription factor EB) 이라는 전사 인자와 결합해 다양한 오토파지 및 라이소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하게 됨으로써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를 통해 AMPK-SKP2-CARM1로 연결되는 신호전달 경로가 오토파지가 유도되는 상황에서 필수적인 신호전달 경로임을 규명하는데 최초로 성공했다.

오토파지를 유도하는 다양한 신호에 의해 CARM1 단백질이 안정화되고 핵 내에서 히스톤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가 유도됨에 따라 핵심적인 오토파지 유전자들의 발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한 것이다.

히스톤 아르기닌 메틸화를 저해하는 저해제인 엘라그산(Ellagic acid)은 베리류에서 많이 검출되는 화학물질로, 말라리아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오토파지 유도에 중요한 히스톤의 아르기닌 잔기의 메틸화를 억제함으로써 후성유전적 조절을 하는 것을 확인했고 이러한 엘라그산의 효과를 마우스 모델을 이용한 실험을 통해 검증했다.

이번 연구는 핵 내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의 중요한 신호 전달 경로를 발굴하고 여기에 핵심적인 CARM1 단백질을 발견해 오토파지의 후성유전 및 전사 조절 기전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이 분야의 난제를 해결함과 동시에 새로운 연구 분야를 개척하는 공헌했다.

백성희 교수는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오토파지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경우 암, 퇴행성 뇌질환 등의 병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번 연구에서 발굴한 오토파지 조절에 필수적인 신호전달 경로를 표적으로 하는 신개념 치료제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기초연구사업(개인연구) 지원으로 수행했다.

오토파지 현상에서 CARM1 효소의 중요성을 규명한 모식도. 당 결핍 상황에서 일어나는 오토파지 현상이 Carm1 유전자가 결손된 Knock-out(KO) 배아섬유아세포나 효소 활성이 없는 Knock-in(KI) 배아섬유아세포에서는 관찰되지 않음을 통해 CARM1 효소가 오토파지에서 중요함을 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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