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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도 청약 열기가 이어졌다. 한라가 지난 9일 서울시 중구 만리동2가 10번지 일대에 선보인 ‘서울역 한라비발디 센트럴’ 아파트는 평균 6.23대 1, 최고 51대 1로 모든 주택형이 1순위 마감했다. 3.3㎡당 분양가가 평균 1880만원으로 주변 시세보다 저렴했고, 서울역 개발계획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흥행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연초 주택시장은 심리적 위축 탓에 움츠러든 모양새지만, 서울과 대구지역의 청약 열기는 여전히 뜨겁다. 특히 대구에선 경쟁률이 최고 수백 대 1을 기록하는 단지가 연이어 나오는 등 시장 침체에 코웃음을 치고 있다. 대구는 자격 요건 완화로 여전히 1순위 청약자가 많고, 서울 등지는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수요자들이 분양시장으로 계속 몰리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주택시장 위축됐지만…“될 곳은 된다”
평균 129.4대 1을 기록한 대구 ‘e편한세상 대신’의 경우 바짝 움츠러든 분양시장 분위기 속에서도 모델하우스 개관 후 첫 주말 2만 1300여명의 방문객이 다녀갔다. 대신동 센트럴자이 공인 최희남 대표는 “대구 2호선 신남역과 반고개역, 대구 3호선 서문시장역이 있는 트리플 역세권인데다, 지난해 인근에 입주한 아파트에 주택형별로 9000만~1억 5000만원의 웃돈(프리미엄)이 붙으면서 수요자들이 몰렸다”고 말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 센터장은 “대구지역은 6개월만 되면 청약 1순위 자격이 주어지고 전매와 재당첨에도 제한이 없다”며 “1순위 요건을 갖춘 청약자들이 느슨한 규제를 틈타 계속 청약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가계 대출규제…버텨낼까
관건은 다음달 서울·수도권에 시행되는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이후에도 열기를 이어가느냐다. 거치기간 없이 처음부터 원금을 함께 갚아야 하는 점이 청약에 부담으로 작용해서다. 더구나 올 1분기(1~3월) 분양 물량이 한 해 전과 비교해 50% 넘게 늘어나면서 이러한 우려에 힘을 싣고 있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이달부터 오는 3월까지 전국에 분양하는 물량은 총 6만 6738가구로 전년 동기(4만 3928가구) 대비 51.9%(2만 2810가구) 늘었다. 지역별로는 서울·수도권이 3만 9931가구로 분양 물량이 가장 많았고 5대 광역시 1만 529가구, 지방도시 1만 6278가구가 뒤를 이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가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예상보다 클 경우 청약 열기가 남아 있는 서울과 대구지역마저 급속도로 얼어붙어 전국적으로 분양시장이 침체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