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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서울 상도동에 사는 30대 주부 이모 씨는 2월에 열릴 고궁 야간관람에 나설 예정이다. 지난해에도 가족들과 달빛 흐르는 고궁을 산책하려 했지만 사전 예약에 실패했다. 하지만 올해는 꼭 가족과의 추억을 만들겠다고 마음 먹었다. 고공 야간관람 행사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밤에 고궁을 개방한다는 특별함 때문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는 것. 티켓예매는 하늘의 별따기. 매번 매진행렬이 이어진다.
▲고궁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고궁 야간관람은 어느새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행사로 자리잡았다. 사람들이 밤에 궁궐에 몰리는 것은 희소성이 제일 큰 이유다. 보고 싶다고 사시사철 볼 수 있는 게 아니라 특별한 날에만 문을 열기 때문. 먼저 경험했던 사람들의 입소문도 한몫했다. 김태식 창경궁관리소장은 “숲이 우거진 창경궁은 서울 어느 궁보다 야간경치가 아름답다”면서 “항상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보니 관람객이 몰리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실제 고궁의 밤은 신윤복의 ‘월하정인’(月下情人)의 분위기가 부럽지 않을 정도다. 낮과는 달리 해설이 없기 때문에 고즈넉한 밤 풍경을 고스란히 누릴 수 있다. 특히 과거 왕들이 살았던 고궁을 사람들의 거의 없는 밤에 둘러본다는 희열도 적지 않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고궁은 비가 오거나 눈이 올 때도 아름답지만 백미는 역시 달빛이 고요히 흐르는 밤”이라면서 “지난해 인터넷 사전예약 당시 50만명이 몰렸을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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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인기에 표 구하기 전쟁
고궁 야간관람은 그동안 날씨가 화창한 봄이나 가을에 주로 열렸다. 하지만 관람객의 호응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올해부터 계절별로 연 4회 개최된다.
표 구하기는 사실상 ‘하늘의 별따기’다. 1일 최대 관람인원은 경복궁, 창경궁 각 2200명. 만 65세 이상 어르신과 외국인은 현장구매 또는 전화예매가 가능하지만 일반인은 인터넷 예매가 필수다. 당일에 무턱대고 고궁을 찾았다가 발걸음을 돌리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문화재청이나 인터파크 관계자에게는 읍소성 민원이 쇄도한다.
김선경 인터파크 과장은 “고공 야간관람은 매번 티켓판매를 오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매진되는 경우가 많다”며 “최고 인기의 아이돌그룹 공연이 10분 정도에 매진되는 것과 비교하면 반응이 얼마나 뜨거운지 알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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