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8일 ‘카카오의 금융업 진출의 영향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ICT 기업들이 향후 송금이나 결제까지 가능한 비즈니스 모델로 확장될 것에 대비해 금융사들이 경쟁 전략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적 ICT 기업인 카카오는 오는 9월부터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뱅크월렛 카카오’(카톡뱅크) 서비스를 시작한다. 다만, 송금 한도와 금융거래가 제약되는데다, 보안 위협 등으로 실제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카톡뱅크가 단순 지급결제 부문에 머물지 않고 중국 최대 정보기술(IT) 기업 중 하나인 텐센트나 알리바바와 같이 전통적인 금융업을 포괄하는 모델로 확장될 경우 국내 금융권에 미치는 영향을 상당할 것이란 게 김 연구위원의 생각이다.
산업은행 산하 산은경제연구소도 최근 ‘ICT업계의 금융업 진출에 따른 시장영향 분석’ 보고서를 통해 “ICT 기업을 포함한 비금융기관의 금융업 진출 기반이 확대됨에 따라 비금융기관의 결제시장 점유율은 점차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에 따라 국내 금융사들은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등 새 비즈니스모델을 찾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김종현 연구위원은 “ICT 기업은 빠른 의사결정, 대규모 가입자 기반, 저비용 구조 등으로 단기간에 시장을 잠식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금융사는 온·오프라인 거래채널을 모두 보유한 장점을 극대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은경제연구소도 “기존 사업영역을 방어하기보다 신사업 모델을 지속적으로 찾고, 비금융기관과의 효율적 역할 분담도 필요하다”며 “온라인 및 모바일 경쟁력 강화를 위해 문자메시지(SNS) 채널을 활용하는 한편 인수합병(M&A) 등도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