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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급식 성공 사례로 주목받는 학교들은 몇 가지를 공통점을 지닌 것으로 파악됐다. ▲각종 지원사업에 참여해 급식 예산을 최대한 확보하고 ▲인원별 배식량과 편식 지도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최소화함으로써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한편 ▲식당 등 급식시설을 완비, 인건비 부담을 낮췄다는 것이다.
특히 학교 급식 우수학교들은 학생은 물론 학부모들과 지속적으로 학교 급식에 대한 의견을 교환, 학생과 학부모들이 요구하는 식단을 마련함으로써 만족도를 끌어올렸다는 공통점을 보인다.
지원사업 활용하고, 음식물 쓰레기 줄여야
성공적인 급식을 위한 전제 조건은 정해진 예산으로 얼마나 품질 좋은 식자재를 충분히 확보하느냐다. 경기도 일산의 백송초등학교는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쌀가공 식품비 320만원을 지원받았다. 3개월간 12회 이상 쌀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조건이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메뉴인 자장면은 이렇게 구매한 쌀국수로 만든다. 조우상(43) 백송초 영양교사는 “기본 무상급식 지원비만으로는 어려워 다양한 지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며 “예산이 늘어나는 만큼 급식의 질 또한 좋아진다”고 귀뜸했다.
백송초등학교 급식 식자재의 80% 이상은 학교가 위치한 고양시에서 재배된 농산물이다. 생산지가 명확해 품질을 신뢰할 수 있는데다 물류 비용이 줄어든 만큼 가격도 싸다.
가격 싸고 품질 좋은 제철 식자재를 사용하는 것도 요령이다. 서울 서초구 소재 우솔초등학교는 제철 식자재를 최대한 활용, 식자재 조달 비용을 낮췄다. 가공식품 등 제품별로 품질 차이가 크지 않은 식자재는 나라장터 입찰을 통해 구입 비용을 줄였다.
인원별 배식량을 정확히 측정하고 편식 지도를 통해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비용을 줄이는 방법이다. 백송초등학교에서는 하루 평균 50ℓ 가량의 음식물 쓰레기가 발생한다. 한 달 쓰레기 처리 비용으로 들어가는 돈은 10여만원에 불과하다. 고양시 학교 중 최저 수준이다. 백송초는 올해 환경부가 주최한 ‘음식물 쓰레기 줄이기 실천사례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정희(50) 백송초 교무부장은 “배식 조절을 통해 필요한 식자재를 구입해 구매 비용이 줄어든 만큼 식자재 품질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우솔초등학교는 품질이 중요한 농산물과 축산품은 가격이 비싸더라도 친환경 유통센터를 이용한다. 조미료는 쓰지 않는다. 천일염을 사용해 간을 맞춘다. 이 학교 최소진(27) 영양사는 “친환경 유통센터를 이용하면 배추의 경우 입찰을 통해 공급받을 때보다 ㎏당 1000원 정도 비싸다”면서도 “그래도 품질이 중요한 식자재는 친환경 제품을 이용한다. 최근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높아 수산물도 친환경 제품으로 바꿀 생각”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아무리 몸에 좋은 음식이라도 아이들이 먹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신동주(59) 백송초 교장은 “무엇보다 학교 급식은 아이들의 입맛에 맞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급식은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편식 지도 등 교육의 연장선이기 때문이다.
급식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주요 관심사다. 우리 아이가 어떤 음식을 먹는 지 궁금해 하는 학부모들과의 소통 또한 급식의 질을 끌어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솔초는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학교 식단을 공개한다. 음식에 사용하는 식자재의 원산지와 영양표, 칼로리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 그날 메뉴는 사진으로 찍어 홈페이지에 올린다.
삼평중에서는 매주 금요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건강 요리법 강좌를 열고 있다. 아이들이 좋아하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식단이어서 급식 요리법을 배우려는 학부모들로 북적인다.
권순주 서울시교육청 급식기획과 장학사는 “무엇보다 교장과 영양교사, 담임의 적극적인 의지가 중요하다”며 “특히 교장이 직접 나서 학부모와 함께 수시로 모니터링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으로 급식 지도를 하는 학교일수록 학생들의 급식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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