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원 산업은행 국제금융부 팀장은 “뱅크오브차이나(Bank of China) 등 주요 아시아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AA’급에 집중하는 핌코(PIMCO) 등 미국계 우량 투자자가 입찰에 많이 참여했다”며 “앞으로 3년과 5년 만기 구간 외화채 발행자들에게도 좋은 사례로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연초부터 발행 릴레이…가산금리 내림세
우리나라 채권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여건이 예년보다 양호해지면서 한국물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지난해 국가신용등급이 연달아 상향조정되면서 한국물에 대한 해외 투자자의 인식이 지속적으로 좋아지고 있는데다, 주요국들의 양적 완화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재정절벽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면서 투자심리는 개선되고 있다.
이런 환경을 바탕으로 국내 기관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에서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 지난 8일 있었던 국민은행의 3억달러의 글로벌본드 입찰에서는 발행 목표 금액의 8배가 넘은 25억달러가 입찰에 들어오면서 가산금리는 당초 예상보다 20bp 축소된 105bp로 결정됐다. 실제로 우리나라 가산금리는 지속적으로 내려가,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71bp였던 2014년 4월 만기 외국환평형기금채권 가산금리는 지난 15일 64bp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태국·말레이시아 등 亞시장 발행 움직임도
새로운 자금조달시장을 개척하려는 움직임 역시 활발하다. 그동안 주요한 자금조달시장이었던 미국과 유럽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로 부상하면서 차입시장 다변화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수출입은행을 비롯해 기업·신한·우리은행은 얼마 전 태국 재무부에서 바트화 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승낙을 받아, 바트화 채권 발행 준비를 일단락했다. 이로써 각 은행은 올해 9월 30일까지 100억바트 어치의 바트화채권을 발행할 수 있게 됐다.
하반기 세계경기 회복…외화채 발행시장 악재될지도
전문가들은 이런 외화채 시장의 호재가 계속 이어질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한다.
세계경제의 회복세가 뚜렷해지면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험자산 쪽으로 기울 수 있기 때문이다. 권순철 하나은행 국제금융부 부장은 “올해 하반기로 가면 미국·중국 등 주요국들의 경제회복이 본격화되면 미국 금리가 올라갈 여지가 크고, 투자심리 역시 주식 등과 같은 위험자산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아직 미국정부의 부채 한도 협상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 위험이 남아있는 만큼 향후의 외화채 시장을 전망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