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갈이 비율은 43.5%로, 지난 17대 총선의 영남 현역 교체율 42.8%를 넘어섰다. 현역의원 2명 중 한 명을 탈락시키겠다는 지도부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이날 공천에서 박근혜계의 좌장 격인 3선 김무성 의원과 경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공동 선대위원장이었던 5선 박희태 의원을 모두 탈락시킴으로써, 친박(親朴)계와 친이(親李)계 모두에서 제기될 '형평성' 논란을 차단하려는 전략을 썼다. 전날 통합민주당이 이인제 정동채 의원 등 중진을 대폭 물갈이한 것도 이날 공천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3선 이상 대거 물갈이
이날 탈락한 현역의원 중 절반 가량(12명)이 3선 이상이다. 이강두(71) 박종근(71) 박희태(70) 의원이 70대, 김기춘(69) 이상배(69) 의원 등 모두 9명이 60~70대이다. 3선 이상 중에는 정몽준(5선), 정의화(3선) 의원 2명만이 살아남았다.
당 안팎에서는 그동안 김용갑 김광원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을 계기로, 3선 이상 고령 의원이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돌았었다. 이 같은 예상이 현실화된 것이다. 그러나 "최다선(5선)에, 이번 공천신청자 중 최고령(73)인 대통령의 친형 이상득 부의장은 공천을 받고, 단지 고령이나 다선(多選)이라는 이유로 탈락한다면 불공정한 것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고 있다.
◆친박과 친이 비율 맞춘 듯
우선 이명박 대통령의 경선 승리 공신(功臣)으로, 18대 국회의장 후보로 예상되던 박희태 의원이 탈락했다. 이날 오전 열린 공심위에서는 일부 공심위원들이 박 의원의 공천에 이의(異議)를 제기하면서, 한때 오전 회의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하기도 했다고 한다.
친이계에서는 경선 때 대구지역 총책 역할을 맡았던 안택수 의원, 대선 당시 이명박 캠프의 유세단장이었던 권오을 의원을 포함,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의 수행실장이었던 이성권 의원 등이 탈락했다. 이와 함께 공심위는 친박계의 핵심인 김무성 의원도 나란히 탈락시켰다. 유승민 서병수 허태열 의원 등은 살아남았지만, 박종근 엄호성 유기준 김재원 의원 등 10명이 고배를 마셨다.
그밖에 대선 이후 대통합민주신당을 탈당해 한나라당에 입당한 강길부 의원은 공천 문턱을 넘지 못했다. 골프장 폭행사건 등 구설수에 올랐던 김태환 의원도 탈락했다.
◆강 대표, "큰물에는 귀한 물건도 떠내려가"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현역 대거 탈락과 관련, "내가 봐도 충격적"이라면서도 "큰 물결이 흘러갈 때는 귀한 물건도 떠내려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옥석 구별이 안 되는 부분도 있을 수 있지만, 역사의 흐름이란 것이 원래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 영남권 공천 내정자 명단(51개 지역구)
◇대구 ▲배영식(중·남구) ▲주성영(동갑) ▲유승민(동을) ▲서상기(북을) ▲이한구(수성갑) ▲홍지만(달서갑) ▲권용범(달서을) ◇경북 ▲이병석(포항북) ▲허용범(안동) ▲김성조(구미갑) ▲이재순(구미을) ▲장윤석(영주) ▲정희수(영천) ▲손승태(상주) ▲이한성(문경·예천) ▲최경환(경산·청도) ▲석호익(고령·성주·칠곡) ▲김동호(군위·의성·청송) ▲강석호(양양·영덕·봉화·울진) ◇부산 ▲정의화(중·동구) ▲조양환(서구) ▲허원제(진갑) ▲이종혁(진을) ▲오세경(동래) ▲김정훈(남구갑) ▲박민식(북·강서갑) ▲허태열(북·강서을) ▲서병수(해운대·기장갑) ▲안경률(해운대·기장을) ▲현기환(사하갑) ▲최거훈(사하을) ▲박승환(금정) ▲김희정(연제) ▲박형준(수영) ▲장제원(사상)
◇울산 ▲최병국(남구갑) ▲정몽준(동구) ▲윤두환(북구) ▲이채익(울주군) ◇경남 ▲권경석(창원갑) ▲강기윤(창원을) ▲이주영(마산갑) ▲안홍준(마산을) ▲최진덕(진주갑) ▲김재경(진주을) ▲김학송(김해) ▲김정권(김해갑) ▲송은복(김해을) ▲윤영(거제) ▲조진래(함안·의령·합천) ▲신성범(산청·함양·거창)
◇전략지역 (전략공천을 위해 비워 놓은 지역) ▲부산 남을 ▲대구 달서병 ▲경북 김천 ▲경남 통영·고성 ▲경남 양산 ▲경남 남해·하동
◇보류지역 ▲경남 밀양·창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