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장 질환자, 마음대로 물과 과일 먹다간 부정맥, 심장마비 위협 받을 수 있어
신장은 양 옆구리 뒤, 등쪽 갈비벼 밑에 2개가 나란히 위치해 있다. 주먹만한 크기의 강낭콩 모양으로 팥색을 띠고 있어 콩팥이라 불리기도 한다. 혈액 속 노폐물을 배설하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하는 중요한 기관이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김진숙 교수는 “수분과 염분이 과도하게 유입되면 소변이나 땀을 통해 외부로 배출하며 체내 균형을 유지하지만, 신장 기능이 떨어진 만성콩팥병 혹은 투석환자는 전신부종이 발생하거나, 폐·심장에 물이 차는 등 건강에 위협적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신장 질환자가 아니더라도 과도한 수분 섭취는 저나트륨혈증과 같은 전해질 불균형을 유발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생명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에 수분 섭취량을 적절히 조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신장 질환자라고 해서 무조건적으로 수분섭취를 최소화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탈수로 신장 손상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평소 소변량과 신장 기능의 정도 등을 토대로 전문 의료진과 논의해 본인만의 적정 수분 섭취량을 찾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과 ‘과일’은 한 번에 많이 먹기보다는, 소량씩 자주, 그리고 나눠 섭취하기를 권장한다. 이외에도 투석 중인 환자라면 외부 세균에 대한 방어력이 급격히 떨어져 있기 때문에 여름철 피부 질환에 의해 몸을 긁거나 상처가 나는 상황을 최소화하고 각종 바이러스 감염에 주의해야 한다.
◇ 수분 섭취량과 직결되는 혈액과 혈압 … 심장 질환자가 ‘물’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
여름철에는 체내 수분량이 급격히 줄어든다. 체온을 떨어트리기 위해 혈관을 확장하고 다량의 땀을 통해 수분과 전해질을 외부로 배출하기 때문이다. 수분량이 줄면 자연스럽게 혈액의 양도 줄고 심장이나 뇌로 공급되는 혈류도 약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공하는 의료통계 데이터를 살펴보면, 저혈압 환자의 연중 발생률은 6월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7~8월에 정점을 찍는다.
여름철 ‘저혈압’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땀으로 배출되는 수분과 전해질의 양에 맞춰 ‘물’을 보충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충분한 영양소 섭취를 통해 혈액의 생성과 순환을 더욱 원활하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분 부족은 저혈압의 위험뿐만 아니라 심근경색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우종신 교수는 “수분이 부족하면 혈액 내 수분량도 줄어들다보니 혈액 자체의 점도가 높아져 끈적거리는 상태가 되고 이는 심장혈관이 막히는 심근경색까지 초래할 수 있다”며 “그렇다고 물을 너무 많이 마신다면 혈액량이 증가하고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에 무리를 줘 심박출량이 증가하고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적당한 수분섭취’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혈압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라면 ‘탈수’를 주의해야 한다. 고혈압약은 크게 ▲심장 박동수를 줄이거나(베타 차단제) ▲소변을 통한 수분 배출로 혈관의 저항을 줄이거나(이뇨제) ▲심장의 수축력을 억제하고 혈관의 확장을 도모(칼슘 통로 차단제)하는 원리다. 하지만,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동반되지 않으면, 체내 수분 부족으로 혈관수축과 소변 배출이 억제되기 때문에 본인이 어떤 고혈압약을 복용하는지 확인하고, 전문 의료진과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적정 수분 섭취량’을 아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