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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이데일리가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와 함께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알리오)을 통해 조사·분석한 결과, 전체 공공기관의 부채 규모(금융기관 제외)는 2023년말 기준 709조원으로 전년대비 38조1000억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기관 총부채는 △2019년 524조6000억원 △2020년 541조8000억원 △2021년 584조3000억원 △2022년 670조9000억원 △2023년 709조원 등 매년 증가세다. 같은 기간 공공기관의 부채비율도 161.5%에서 183.0%으로 치솟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 해인 2017년 493조2000억원이었던 공공기관 총부채는 2021년말 583조원으로 늘었다. 공공사업 규모를 키우고,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으로 고용을 늘려 덩치를 키운 영향이 컸다. 이에 2022년 5월 출범한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에 고삐를 좼다. 비대해진 공공기관의 몸집을 줄이고, 방만 경영을 관리해 재정 정상화를 도모하는 것이 핵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성과를 냈다고 보기 힘들다.
수익성 악화·재무 구조 취약을 이유로 윤석열정부가 집중 관리해왔던 재무위험기관 14곳마저도 부채가 증가했다. 한전, 한국수력원자력, 발전 5개사(남동·동서·남부·서부·중부), 한국지역난방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한국광해광업공단, 한국석유공사, 가스공사, 대한석탄공사, 한국철도공사가 속한다. 지난해 이들 14개 기관의 총부채는 545조6100억원으로 1년 전(532조6400억원)보다 12조9700억원(2.4%) 증가했다. 정부의 집중 관리 속에 자산 매각, 신규 투자 제한 등을 총동원했지만, 부채 규모는 되레 늘었다. 전체 공공기관 부채의 77%가 이들의 몫이다.
가스공사의 부채는 47조4300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약 7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이행해 2022년 52조원에 달했던 부채를 크게 줄였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미수금이 문제다. 미수금은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가스를 공급한 뒤 원가와 공급가의 차액을 향후 받을 ‘외상값’으로 분류한 것으로, 사실상 영업손실이다. 가스공사의 미수금은 2020년 1조2106억원에서 지난해말 15조7659억원으로 13배 늘었다.
김동철 한전 사장과 최연혜 가스공사 사장이 연이어 기자간담회를 열어 ‘요금 현실화’를 호소한 것도 전례없는 재무 위기 때문이다. 박진 한국개발연구원(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자산 매각과 사업구조 재편 등 기관들의 자구노력만으로는 부채 감축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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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운영사인 한수원은 부채 46조300억원으로 최다 부채기관 4위에 올랐다. 1년 전(43조2600억원)과 비교하면 2조7710억원 늘었다. 한수원의 부채는 원전해체충당부채(원전해체비용, 고준위폐기물처리비용, 중저준위폐기물처리비용)과 발전소 건설·설비보강에 쓰이는 차입금이 주를 이룬다. 한수원 관계자는 “전체 부채 중 25조원 이상이 원전해체충당부채이고, 약 15조원은 차입금”이라고 설명했다.
조사 대상 공공기관 328곳 가운데 58%인 189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전년대비 증가했다. 또 한전(543.3%), 가스공사(482.7%), 지역난방공사(280.7%), 한국철도공사(237.9%), LH(218.3%), 중부발전(202.0%) 등 6개 공기업은 부채비율이 200%를 넘었다. 이자비용 지출은 △한전 4조4500억원 △가스공사 1조6800억원 △한수원 7000억원 △도로공사 6800억원 △석유공사 4900억원 순으로 많았다. 공공기관의 이자비용 총액은 1년새 3조5600억원 늘어 11조4900억원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가스공사, 중부발전, LH, 광해광업공단, 대한석탄공사, 한전, 철도공사, 한국공항공사 등 7곳은 이자보상비율이 1 미만이었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수익성·안전성 지표다. 1이 넘으면 회사가 이자비용을 내고도 수익이 난다는 뜻이고, 1보다 낮으면 번 돈으로 이자비용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학 교수는 “정부가 요금 인상을 억제하는 등 공공기관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구조를 만들어놓고는 재무 건전성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 아니냐”면서 “전 정부의 방만한 공공기관 운영을 지적하던 윤석열정부가 주요 지역에서 민생 토론회를 열어 선심성 정책사업을 쏟아내며 공공기관의 재무 부담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