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응열 기자]
LG전자(066570)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뿐 아니라 퀀텀닷나노발광다이오드(QNED)를 함께 전면에 내세우는 ‘투트랙’ 전략에 나선다. 기존에는 OLED 중심으로 프리미엄 TV를 강조했는데, 액정표시장치(LCD) TV까지 힘을 싣는 식으로 프리미엄 시장 전략에 변화를 주겠다는 것이다. 한국을 빠르게 따라잡는 중국을 따돌리는 동시에 성장세가 더딘 OLED TV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 97형 무선 올레드 TV ‘LG 시그니처 올레드 M’(왼쪽)과 2024년형 QNED TV 신제품. (사진=LG전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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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지난해 말 2024년형 LCD 기반 QNED TV 신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번달 초 OLED TV 신제품도 공개했다.
LG전자는 QNED TV 제품에 98형 라인업을 새로 추가했다. QNED 역시 43형부터 98형까지 중소형~초대형을 아우르는 라인업을 갖추게 됐다. 초대형 TV는 전형적인 프리미엄 제품이다. OLED TV에서는 무선 제품을 확대한다. 기존 97형과 83형, 77형에 무선 기능을 탑재했는데, 65형까지 적용 범위를 늘렸다.
LG전자는 그동안 OLED를 앞세워 프리미엄 시장을 공략했다. “10년간 쌓아온 기술력”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다. 그러나 올해는 QNED TV를 전면에 함께 내세우며 프리미엄 시장 공략 전략에 다소 변화를 줬다.
이는 매출 중심으로 점유율을 올려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한 것으로 읽힌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 결과 지난해 3분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LG전자의 매출 기준 점유율은 16.7%로 2위다. 중국 기업 하이센스와 TCL이 공동 3위에 올랐고 소니가 그 뒤를 이었다. 1위는
삼성전자(005930)다.
LG전자는 매출 점유율로 보면 중국 기업들보다 우위에 있지만 수량 기준으로는 밀린다. LG전자의 수량 점유율은 11.5%로 4위다. 1위는 18.3%인 삼성전자이고 2위와 3위는 각각 하이센스와 TCL이다. LG전자가 매출 점유율이라도 앞서나가려면 고가 프리미엄 TV를 강화해야 하는 상황인 셈이다. 매출 점유율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를 늘려 높일 수 있다.
OLED TV 시장의 성장이 늦어지는 것도 QNED 강화에 나서는 이유다. LG전자가 2013년 OLED TV를 업계 최초로 출시한지 10년이 지났지만 OLED TV의 비중은 여전히 미미하다. 지난해 1~3분기 출하된 글로벌 TV 1억4328만대 중 OLED TV는 2.6%에 그쳤다. TV 대다수는 여전히 LCD 기반이라는 의미다. 이는 곧 프리미엄 LCD 제품의 필요성이 크다는 뜻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TV 수요가 브라운관(CRT) 방식에서 LCD로 완전히 넘어간 것과는 달리 LCD에서 OLED로는 전환이 쉽지 않은 분위기”라며 “LG전자가 LCD 프리미엄인 QNED를 앞세워 LCD와 OLED 모두에서 프리미엄 역량을 강화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