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DV 패권 쥐려면…데이터 개방 등 정부 지원 절실"[미래기술25-SDV③]

[인터뷰]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모빌리티 주도권 글로벌 경쟁 가열
“SW·OS 개발 하나에 그쳐선 안돼”
자율주행 전반적 시스템 설계 중요
정부, 융복합 관점에서 통합적 지원도
  • 등록 2023-10-18 오전 6:03:00

    수정 2023-10-18 오전 6:03:00

[이데일리 박민 기자]“SDV(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 글로벌 패권을 쥐기 위해서는 소프트웨어(SW)나 운영체제(OS) 개발 등 어느 하나만 잘해서는 안 됩니다. 방대한 데이트를 가지고 고도의 자율주행 네트워크 전반을 설계하고 가동하는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이는 데이터 보안문제도 있어 기업 혼자서는 어려운 일이라 정부 차원이 통합적 지원도 필요합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전동화와 함께 SDV로 급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서 생존 전략을 오롯이 완성차 업체 홀로 짊어져서는 안 된다”면서 이 같이 지적했다. 그는 “SDV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완성차, 부품 업체가 사라지고 기업 간 통폐합이 이뤄질 것”이라며 “모빌리티 산업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산업이기 때문에 기업 간 다양한 협업은 물론 정부 차원의 통합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고 센터장이 정부 차원의 통합적 지원을 강조하는 것은 SDV가 단순히 완성차 업체에 국한된 자동차에 관한 기술이 아니라 반도체와 로봇 등 다른 첨단 산업에도 접목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 될 것이라는 분석 때문이다. 예컨대 자율주행 분야의 선두 주자인 테슬라와 엔비디아가 동시에 로봇 분야 진출을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보고 있다.

고 센터장은 “미래 모빌리티에는 많은 기술요소가 포함되는데 자율주행이 상용화되면 큰 낙수효과가 기대된다”며 “전기차와 자율주행, 로봇,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등 전반에서 기업이 힘을 합치면 더 큰 생태계가 열리는 만큼 정부도 산업별로 정책을 수립하는 것이 아니라 융복합 관점에서 통합적인 지원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SDV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완성차 업계에서 무엇보다 시급한 게 데이터개방으로 꼽았다. 고 센터장은 “자율주행을 고도화하고 완성하기 위해서는 결국 데이터를 범용적으로 쓸 수 있는 게 중요하다”며 “그러나 일반 완성차 제조사가 개인정보보호 등의 이유로 데이터를 구하는 게 어려워 최종 개발 단계에서 반쪽자리에 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로 데이터 즉시 개방이 어렵다면 일반인들의 개인정보와 실용 데이터를 분리하는 방안을 고민해달라는 업계의 요구도 있다. 적어도 국내 운전자들의 데이터만큼은 한국의 완성차업체가 양질의 데이터를 우선적으로 갖게 해 자율주행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데이터 사용을 열어달라는 요청이다.

테슬라의 경우 항공우주 기업 스페이스X의 스타링크 인공위성을 통해 전 세계 테슬라 자동차 데이터를 모두 한곳으로 모으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고 본부장은 지적했다. 테슬라는 위성으로부터 모은 정보를 빅데이터해 다시 글로벌 테슬라 차량에 입력, 업데이트하는 방법을 구사하고 있다.

고 본부장은 “테슬라가 궁긍적으로 추구하는 건 전기차를 만들어 파는 게 아니라 하드웨어를 이끌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완성하고, 이 알고리즘을 가지고 돈을 벌겠다는 전략”이라며 “국내 완성차 업체나 관련 산업계, 정부는 바로 이 부분을 경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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