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영 딜로이트 안진 회계감사본부 데이터분석팀 수석위원은 지난 15일 서울 여의도 집무실에서 이데일리와 만나 ‘라이트하우스(RightHouse)’ 출시 배경을 이렇게 설명했다. 라이트하우스는 기업의 자금사고 이상 징후를 사전에 진단·탐지·적발하는 솔루션이다. 이 수석위원은 “데이터 기반으로 회계법인의 노하우와 IT가 접목된 최초의 자금사고 이상 징후 진단·탐지 솔루션”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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딜로이트 안진 데이터분석팀은 회계사와 데이터사이언티스트로 구성된 국내 최초의 회계법인 소속 분석팀이다. 회계법인 중에서 데이터 시각화·업무자동화·빅데이터 분석 솔루션을 자체 개발할 수 있는 유일한 분석팀이기도 하다. 이 수석은 데이터분석팀이 만들어진 2017년 ‘창립 멤버’로 합류해 현재는 분석팀 업무 전반을 이끌고 있다.
특히 해외 법인의 횡령을 걱정하는 기업들의 관심이 크다. 이 수석은 “해외법인장이 몰래 회삿돈을 썼다가 몇주 후 채워놓는 경우, 가랑비 맞듯이 찔끔찔끔 돈을 빼돌리는 사례도 잡아낸다”며 “디지털 기반으로 자금·회계 흐름을 추적하기 때문에, 이상 징후가 탐지되면 곧바로 컴퓨터에 ‘빨간색’ 알람이 뜬다”고 설명했다. 국세청 등 외부 기관의 데이터도 활용해 자금사고 징후에 대한 탐지 확률을 높였다.
이 수석은 앞으로 자금사고 리스크 방지가 기업 안팎에서 점점 더 중요한 화두가 될 것으로 봤다. 기업 임원의 거취, 주가, 투자자 보호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있어서다. 그는 “지금은 과거 서부 개척시대처럼 회계와 IT가 융합하는 새로운 시대”라며 “기존 감사 시스템과 완전히 다른 IT 데이터 기반 자금사고징후 탐지 기법이 점점 더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5년에는 공인회계사 시험에 데이터분석 과목이 추가된다.
관련해 이 수석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 금융당국의 다양한 정책적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미국처럼 데이터분석에 기반한 회계 업무에 다각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그는 “미국처럼 데이터분석 가이드·샘플을 제공하고, 회계감사 기준을 개정해 데이터분석을 장려하는 문화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대학교 학위 과정을 개설하고 교수진을 늘리는 등 전문가를 키우는 대책을 빨리 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