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운임, 12주 연속 하락…“운임 내림세 이어질 것”

SCFI 2847.62…전주 대비 9.7% 하락
컨테이너 수요 줄자 운임 내림세 지속
“중소선사 경쟁에 운임 약세 이어질 듯”
  • 등록 2022-09-03 오전 9:30:00

    수정 2022-09-03 오전 9:3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컨테이너 운임이 12주 연속 하락했다.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컨테이너 수요가 줄고, 이에 따라 운임 내림세가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하이항에서 출항하는 컨테이너선 15개 항로의 단기(spot) 운임을 종합한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2일 기준 2847.62로 전주 대비 306.64포인트(9.7%) 내렸다. 이는 SCFI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9년 이후 역대 주간 최고 하락 폭으로, 지난주 세웠던 기록을 한 주 만에 갈아치웠다.

앞서 SCFI는 올해 초 사상 최고치인 5109.60까지 치솟았으나 중국 춘절 연휴와 봉쇄 조치 등을 거치며 17주 연속 하락했다. 이후 중국 봉쇄 조치 완화로 물동량이 늘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되면서 한 달여간 연이어 상승하다가 지난 6월 17일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현재 SCFI는 지난해 4월 초 수준까지 하락했다.

다만, 현재까지 올해 평균 SCFI는 4268.92로, 지난해 연간 평균치 3791.77보다 12.6% 높은 수준이다.

(자료=해운업계)
이번 주에도 지난주에 이어 모든 노선의 운임이 내렸다.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 등의 여파에 불확실성을 보이자 컨테이너 선적 수요가 감소했고, 이에 따라 운임이 내림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심지어 올해 하반기엔 상반기보다 더 적은 물량을 선적하는, 전례 없는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있다.

컨테이너 운임 정보업체 제네타(Xeneta)에 따르면 상반기 컨테이너 교역량은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했으며, 하반기까지 컨테이너 수요 약세가 이어지면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교역량은 총 2.7%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네타 측은 “컨테이너 현물 운임이 급격히 하락하진 않겠지만, 몇 달간 하락 추세를 보인 데다 앞으로도 내림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럽 노선 운임은 1TEU(1TEU는 6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4252달러로 전주 대비 4.3%(189달러) 하락했고, 같은 기간 지중해 노선 운임도 1TEU당 4774달러로 5.9%(297달러) 내렸다. 지중해 노선 운임이 4000달러대로 떨어진 건 지난해 5월 7일 이후 처음이다.

호주·뉴질랜드 노선 운임도 전주보다 4.8%(135달러) 하락한 1TEU당 2662달러를 기록했다. 또 중동 노선 운임은 지난주보다 14.1%(290달러) 내린 1TEU당 1767달러로 17개월 만에 1000달러대를 기록했다. 남미 노선 운임도 이번 주 9.6%(847달러) 내리며 1TEU당 7981달러를 기록했다.

미주 서안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22.9%(1175달러) 하락한 1FEU(1FEU는 12m여 길이 컨테이너 1개)당 3959달러를 기록했고, 미주 동안 노선 운임은 전주보다 5.5%(483달러) 떨어진 1FEU당 8318달러로 나타났다. 이로써 미주 서안 노선은 16주 연속, 동안 노선은 15주 연속 운임이 하락했다.

김병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연구원은 “컨테이너운임지수는 계절적 성수기에도 아시아-북미 항로 등 원양항로의 약세 등으로 연이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대만 등 지정학적인 리스크와 함께 코로나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원양항로에 참여한 중소선사들의 운임 경쟁으로 앞으로 운임 약세는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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