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도 물가 상승에 영향…유가만 문제 아냐"

대신증권 보고서
"임금과 물가 간 악순환의 시작점"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 5.4%로 상향
  • 등록 2022-08-03 오전 7:13:02

    수정 2022-08-03 오전 7:14:08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국제 유가가 물가를 끌어올리는 주 원인으로 지목받고 있지만, 임금 상승 또한 물가 상승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으로 이어질 경우 품목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다는 평가다.
3일 이다은 대신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우려되는 부분은 기대인플레이션이 급등에 따른 자기실현적 물가 상방 리스크”라면서 “높은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일반인 기대인플레이션이 6월 3.9%에서 7월 4.7%로 급등했는데 기대인플레이션 상승은 임금과 물가 간 악순환의 시작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임금 상승이 인건비 비중이 높은 외식 외 개인서비스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물가와 임금 간 상호작용으로 이어지면 품목 전반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더욱 강해질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앞서 7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3%로 시장 예상치 수준을 기록했지만 1998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오름세를 보였다. 7월 근원 소비자물가(CPI) 상승률도 4.5%로 상승 압력을 지속했다.

이 연구원은 “주요 상승 요인이었던 휘발유 가격 둔화에도 불구하고,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폭이 크게 확대된 영향이 컸다”면서 “개인서비스 상승세 지속과 공공요금 인상이 겹치면서 물가 부담이 가중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가격 하방 경직성이 높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의 가격 상승폭이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서비스 수요 회복으로 개인 서비스 물가 상승세도 가팔라지고 있다”면서 “7~8월 휴가철을 맞아 여행관련 대부분의 서비스(예: 호텔 숙박비, 단체 여행비)가격은 전월대비 두자릿수 넘는 상승세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 7월 1일부터 가스와 전기요금 모두 일제히 인상되면서 전기가스와 수도비가 6월 9.6%에서 7월 15.7%로 크게 확대됐다고 지적했다. 다만, 7~9월 누진 구간 확대로 전기료는 전월대비로는 8.5% 하락했는데 이는 7월 전기료 인상 부분이 물가에 온전히 반영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 연구원은 “10월 전기료 추가 인상이 예정돼 있는 가운데, 누진 구간 완화 종료에 따른 영향이 더해져 물가 상방 압력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석유류와 농축산물 등의 불확실성 요인이 지속하는 가운데, 가공식품 및 개인서비스의 오름세와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영향을 감안할 경우 적어도 10월까지는 물가 오름세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올해 한국 CPI 상승률 전망치를 5.4%로 상향 조정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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