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재앙 '기후변화'..지구가 살 길 '그린뉴딜'서 찾아야

  • 등록 2021-03-31 오전 6:00:00

    수정 2021-03-31 오전 6:00:00

[이데일리 김은비 기자]“무엇보다도 기후 위기를 비상사태로 규정해야 한다. 위기를 비상사태로 규정해야만, 비상사태에 마땅히 갖춰야 할 준비를 할 수 있다.”(나오미 클라인 ‘미래가 불타고 있다’ 중에서)

“이미 우리는 변화에 필요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 빠르게 대처할 수만 있다면 우리는 기후변화가 초래할 재앙을 피할 수 있다.”(빌 게이츠 ‘기후 재앙을 피하는 법’ 중에서)

더 이상 기후변화 문제는 일부 집단의 관심사가 아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과 유럽의 젊은 유권자인 밀레니얼과 그 뒤를 이은 Z세대는 환경문제의 심각성에 대한 여론을 주도하며 미래 사회를 바꿀 정치 운동의 어젠다를 설정하고 있다. 2019년에는 전세계 125개국, 160만명의 청소년들이 각자 나라에서 거리로 광장으로 플래카드를 들고 나와 “돈이 중요하냐, 우리가 죽을 판에” “해수면 상승은 싫다”며 동시다발적인 환경 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이 같은 변화와 더불어 기후변화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세계적 환경운동가를 비롯해 각 분야 전문가들이 저서를 통해 위기를 경고하고 나섰다. 이들은 기후변화로 전 세계가 비상사태에 직면했다는 점에서는 입을 모으면서도 구체적 해결법을 두고는 각각 다른 조언을 내놓는다.

세계적 환경운동가인 나오미 클라인은 기후 운동의 교과서처럼 평가받는 ‘이것이 모든 것을 바꾼다’에 이어 5년 만에 ‘미래가 불타고 있다’(열린책들)로 탄소 연료와 대량 소비 체제가 만들어낸 지구온난화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거대 산호초의 죽음과 꺼지지 않는 산불, 태평양 연안을 뒤덮은 연무와 초대형 허리케인의 습격 등 생태계 재앙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현장을 생생히 전한다.

클라인은 앞선 모든 저서에서도 그랬지만 행동주의 작가인 만큼 이번 책에서도 누구보다 ‘그린뉴딜’을 통한 실천을 강조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진행된 그린뉴딜은 온실가스의 감축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 않고, 화석연료에 기반한 경제 산업 구조를 탈탄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목표도 없다”며 그린뉴딜의 핵심이 빠졌다고 지적한다. 그러면서 재생에너지 전환·에너지 효율 향상·청정 운송 수단에 대한 대적인 투자 및 녹색 산업으로 이직하는 노동자들에 대한 적정한 임금과 복지 혜택 보장 등 ‘제대로 된’ 그린뉴딜의 모습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

반면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는 기술적인 측면으로 환경 문제에 접근한다. 그는 ‘온실가스 배출 제로’ 달성이 유일한 문제의 해결법이라고 단언하면서 이를 위한 기술은 이미 확보가 됐다고 말한다. 본인이 설립한 원전회사 ‘테라파워’가 개발 중인 차세대 원전의 역할과 전력 사용을 강조한다. 동시에 연간 510억 톤에 달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0으로 줄이기 위한 재생에너지의 조속한 확대, 강력한 탄소배출 규제 등을 정부에 요구한다.

혁신과 아이디어를 상용화한 신기술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그는 “태양광과 풍력 등 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이미 적용되고 있는 재생에너지 기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바닷물과 발전소에서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만드는 시멘트’ 등을 소개한다. 이어 그는 “정부가 적절한 유인책으로 기업이 혁신을 많이 만들어내도록 유도해야 혁신이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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