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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의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은 이미 시작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롯데하이마트는 최근 25년 이상 근무한 50세 이상 대리~부장급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해당 조건에 맞는 직원은 80명이지만, 몇 명이 신청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회사 측은 전체 인원이 5000명인만큼 이번 희망퇴직은 대대적인 구조조정의 일환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1.1%, 매출도 2.1% 감소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라 업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더욱이 롯데하이마트는 성적이 좋지 않은 매장 11개를 문 닫고 효율이 떨어지는 21개 매장은 통폐합하겠다는 자구책까지 내놨다.
롯데쇼핑은 백화점·마트·슈퍼·롭스 등 총 700여 개 점포 중 약 30%에 달하는 200여 개 비효율 점포를 정리한다고 밝혔다. 여기서 발생하는 인력 감소폭은 약 4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백화점에는 점포당 많게는 5000명, 적게는 2000~3000명이 근무한다. 마트는 약 300~500명, 롯데슈퍼는 30~50명, 롭스는 10여 명이 일한다. 보수적으로 잡아도 3만 8000여개 일자리 감소가 예상되는 셈이다. 많게는 약 7만5000명이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
당초 롯데쇼핑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4280억원으로 28.3% 감소하고 매출 역시 17조 6330억원으로 1.1% 줄어들면서 어려움을 겪자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는 최악의 상황까지 겹친 만큼 이 같은 구조조정은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면세점은 공항에서의 영업을 중단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다.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일본·대만·중국 노선이 막히면서 관광객이 급감한 김포공항점의 휴점을 결정했다.
일각에서는 공항 점포뿐 아니라 시내면세점 등에 입점한 일부 입점 브랜드는 인력 감축밖에 답이 없을 것이라는 우려를 하기도 한다. 로드숍까지 함께 운영하는 브랜드의 경우 타격이 가중돼 가장 먼저 인력 감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에서 시작한 구조조정이 파급효과를 나타내면서 대형 유통업체 몇 곳에서만 최소 10만 개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며 “만약 사태가 장기화한다면 일자리 뿐 아니라 업계 1위 빼고는 살아남기 힘들 정도로 유통 생태계가 무너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