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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교환학생이 성사되려면 서로 짝이 맞아야 한다는 조건이 붙는다. 하버드대에 가려면 하버드대 학생 누군가 역시 한국의 A대학으로 오겠다고 해야 한다는 거다. 한쪽만 원한다고 해서 교환이 성사되지 않는다. A학교에서는 하버드대로 교환학생을 가려는 학생이 넘치지만, A대학으로 오려는 하버드대 학생은 많지 않은 게 현실이다.
이 때 아쉬운 건 A대 학생이다. 내가 하버드대로 가기 위해선, 하버드대 학생을 한국으로 오도록 유인해야 한다. 그래서 일종의 ‘당근’을 제시하는 사람이 나온다. A대학 학생 누군가는 “100만원을 줄 테니 1년만 학교를 바꿔 다니자”고 하버드생들에게 제안할 수 있다. 한국에 오고 싶은 아프리카 학생 역시 A대 학생에서 100만원을 줄테니 아프리카 대학으로 지원해달라고 할 수도 있겠다.
문제는 원화를 달러화로 교환하려는 한국 투자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다. 마치 하버드대에 가겠다는 한국 학생이 많은 것과 같은 이치다. 지금처럼 미국 경제가 ‘나홀로’ 호조일 때는 더욱 그렇다. 너도나도 달러화를 가지고 미국에 투자하고 싶어한다. 더구나 미국의 금리가 한국보다 높다. 1년 동안 미국 국채를 사는 것이 한국 국채를 사는 것보다 이자를 더 받는다.
아쉬운 쪽이 ‘당근’을 제시해야 원하는 만큼의 스왑거래가 성사된다. 한국 투자자는 달러를 들고 있는 미국인 투자자에게 “스왑 거래 때 프리미엄을 얹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이 프리미엄을 스왑 시장에서 ‘스왑레이트’라고 부른다.
스왑레이트가 마이너스를 보일 때, 즉 달러를 빌려주면서 웃돈을 받는 상황이 만들어지면, 미국인 투자자도 한국 시장에 투자할만한 환경이 조성된다. 미국인 투자자는 달러를 원화와 바꿔주는 대가로 1.1%의 이자를 받는다. 여기다 미국 투자자는 바꾼 원화로 한국의 1년물 국채(금리가 1.3%)에 투자해 추가 이자를 받는다. 결국, 미국인 투자자는 스왑레이트 1.1%에 국채 이자 1.2%를 더한 2.3% 수익을 얻게 된다. 미국 국채 1년물에 투자했을 때 받는 금리(1.6%)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다. 미국인 투자자 입장에서는 무위험 투자 기회를 누리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