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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배 등 명절 필수 과일은 수급 차질이 예상되는 만큼 유통업체마다 산지 다변화에 나서고 있으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망고나 샤인머스켓 등도 선물세트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올 추석은 ‘보이콧 재팬’(일본 상품 거부)의 영향이 커지면서 일본과 관련한 상품들도 선물로 자제하는 분위기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 추석(9월 13일)은 지난 2014년(9월 8일) 이후 찾아온 가장 이른 추석이다. 추석이 빨리 찾아오면 선물세트로 주로 쓰이는 큰 과실의 비율이 줄어들고 품질이 떨어질 수 있다.
이에 유통가에서는 과일 산지 다변화에 나서는 한편, 대체 상품도 개발해 적극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4~5월부터 수확이 가능한 망고와 멜론 등을 선물세트로 내놓는다.
대표적으로 국내산 왕망고와 멜론, 왕망고·멜론 혼합세트를 준비했으며, 브라질산 애플망고 세트, 태국 망고세트, 애플망고·태국 망고세트 등 수입산 선물도 구매 가능하다.
현대백화점 역시 사과·배 등 추석 인기 과일의 물량 확보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여러 과일을 한데 담은 상품을 대거 구성했다. 아보카도와 망고를 섞은 ‘아보카도·망고세트’나, 사과·배·멜론 등을 함께 포장한 선물세트가 대표적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이마트가 사과·배를 대체하기 위해 샤인머스켓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샤론세트(샤인머스켓 2송이·머스크 메론 1통)’와 ‘태국 망고세트’를 판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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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마트는 여름 추석을 맞아 여름철 대표 보양식으로 유명한 민어굴비세트 물량을 전년 추석 대비 20%가량 늘린 것이 특징이다.
이 같은 선물세트 예약판매는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2일부터 8일까지 신세계백화점의 추석 선물세트 예약판매는 지난해보다 3.3% 증가했다. 농산(9.5%), 축산(6.8%), 수산(0.5%) 등이 신장했고 조리(-3.8%), 주류(-0.5%), 건강·차 (-1.7%) 등은 소폭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아직 예약판매 초반인 데다 여름휴가 시즌과 맞물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본격적인 명절 준비 기간이 되면 선물세트 판매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해 추석 선물세트 트렌드 중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부분은 일본 관련 제품이 크게 줄었다는 점이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반일 정서를 반영한 조치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해 판매했던 일본 생와사비와 한우 세트를 비롯한 제품들을 올해는 판매하지 않는다. 이마트도 매출 부진을 이유로 작년 취급했던 일본 위스키를 이번 추석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이밖에 주요 백화점과 대형마트들도 일본산 사케 등 주류를 추석 선물 판매목록에서 제외했다.
업계 관계자는 “평소보다 이른 여름 추석에 선물세트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며 “휴가가 지나고 명절 시즌이 본격적으로 다가오면 더욱 활발한 판매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