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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해 급변하는 환경 속에서 기업들의 흥망성쇠는 근본적으로 스킬갭에 달려 있습니다. 즉 리더십, 하이테크 등 시장이 원하는 새로운 스킬이 무엇인지 정확히 꿰뚫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재를 교육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서울 대치동 멀티캠퍼스 선릉에서 만난 유연호 멀티캠퍼스(067280) 대표는 인터뷰 시작부터 ‘스킬갭(Skill-Gap)’을 키워드로 기업교육 혁신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스킬갭이란 조직이 필요로 하는 스킬과 구성원이 가진 역량의 차이를 말한다.
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이전과 전혀 다른 판이 열리면서 직무 수행을 위해 필요한 스킬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한 조사에 따르면 경영자의 69.3%가 스킬갭이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등 기업들 역시 인재 육성을 위해 필요한 교육 방향을 제대로 잡지 못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재에 무엇을 교육해야 할지 자체를 몰라”
멀티캠퍼스는 삼성그룹 계열의 인적자원개발(HRD) 전문기업으로, 지난 2000년 삼성인력개발원에서 분사해 크레듀라는 사명으로 창립한 뒤 2016년 3월 현재의 명칭으로 바꿨다. 국내외 1만7000여개의 고객사를 두며 국내 기업교육 시장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을 지낸 유 대표는 지난해 3월부터 멀티캠퍼스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그는 오랜 기간 IBM 미국 본사에서 글로벌 사업을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멀티캠퍼스의 해외사업 강화, 콘텐츠 다변화 등 혁신을 모색해 나가고 있다.
교육업체의 대표로서 그는 근본적인 시장의 교육 수요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유 대표는 “과거 인터넷의 도입과 함께 IT 산업 환경이 요동칠 때처럼 또 한번의 격변기가 찾아오고 있다”며 “설문조사를 해보면 경영자들의 40%가량이 직원들에게 어떤 스킬을 교육해야 할 지 자체를 모르겠다고 답하는 등 스킬갭은 기업들의 성패를 결정짓는 근본적인 문제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상황은 인재 교육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멀티캠퍼스로서는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하고 있다. 유 대표는 “미래의 인재교육 사업 역시 다양성에 답이 있다고 생각하고 세계 유수의 스타트업들과 폭넓게 교류하며 미래 지향적인 교육 플랫폼을 구축하려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콘텐츠 사업 강화해 B2C 기업으로
나아가 올해부터는 SSAFY(삼성 청년 소프트웨어 아카데미)의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면서 더욱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의 예상치에 따르면 내년 영업이익과 매출은 328억원과 3606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지만 유 대표는 이 같은 안정적 성장 기반 마련에 만족하지 않고 계속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무엇보다 현재 B2B(기업간거래) 위주인 사업 구조에 그치지 않고 B2C(기업대 개인) 분야로 영역을 넓혀나갈 생각이다.
위워크와 손잡고 공간 구축 사업 나서
이와 동시에 멀티캠퍼스는 오피스공유업체인 위워크(wework)와 손잡고 에듀테인먼트 공간 구축 사업에도 나섰다. 교육공간 뿐 아니라 교육생들끼리 다양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이다.
위워크는 한국을 포함해 세계 27개 국가, 100개 이상 도시에 425개 지점을 두며 거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멀티캠퍼스는 이번 협업으로 전세계 40만명 이상의 멤버를 보유하고 있는 위워크의 네트워크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유 대표가 IBM 재직 시절 쌓아온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미국 현지에서 발로 뛰며 일궈낸 성과다.
유 대표의 중장기적 목표는 멀티캠퍼스가 교육업체 뿐 아니라 콘텐츠 업체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그는 “확장성이 높은 콘텐츠 개발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5년 뒤에는 멀티캠퍼스가 B2B가 아닌 B2C 중심의 기업으로 거듭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유연호 대표는
1964년 서울 출생으로 대원고등학교를 거쳐 1987년 서울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다. 같은 학교에서 경영학 석사를 딴 뒤 2002~2015년 IBM 본사 글로벌 인더스트리얼 프로덕트 부문 대표를 역임했다. 2015~2017년 삼성SDS 솔루션사업부 부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부터 멀티캠퍼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