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경제 보기]다시 보는 ‘암살’속 김원봉…평화에 左右 있을까

일제 강점기 일본군·친일파 처단하는 안옥윤 일행 이야기
의열단장으로 독립운동 앞장섰지만…해방 후 월북 행적 논쟁
한 인물에 대한 소모적 논쟁보다 경제 발전 고민 필요할 때
  • 등록 2019-06-08 오전 8:00:00

    수정 2019-06-08 오전 8:00:00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영화를 좋아하는 경제지 기자입니다. 영화 속 경제 이야기를 제멋대로 풀어봅니다. [편집자주] ※글 특성상 줄거리와 결말이 노출될 수 있습니다.

영화 ‘암살’ 포스터.(이미지=쇼박스 제공)
“애국 앞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언급한 약산 김원봉을 두고 정치권이 시끌시끌합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독립운동을 하며 국군의 초석을 다졌다는 평가와 월북한 사회주의 인물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 첨예하게 맞붙고 있습니다. 김원봉은 그동안 여러 영화에서 다루기도 했는데요. 지금도 한창인 김원봉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일단 넘어가기로 하고, 영화 속 김원봉은 어떻게 묘사됐는지 살펴볼까요?

속사포, 안옥윤, 황덕삼(앞줄 왼쪽부터) 일행은 만주에서 조선으로 도착해 친일파를 처단하기 위한 작전을 수행한다. 비장한 그들.(영화 스틸컷, 이미지=쇼박스 제공)
거사 진두지휘하며 묵직한 존재감 드러내

현충일은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바친 이들을 기리기 위한 날이죠. 2015년 개봉작 ‘암살’은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지령을 받은 독립군 안옥윤(전지현)과 속사포(조진웅), 황덕삼(최덕문)이 친일파 강인국(이경영)을 암살하기 위해 벌이는 작전을 다뤘습니다. 안옥윤과 인연을 맺었다가 결국 그녀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거는 하와이 피스톨(하정우)까지 얽힌 대규모 전투에서 독립군은 강인국과 조선주둔군 지휘부를 제거합니다. 속사포와 황덕삼, 하와이 피스톨의 희생을 뒤로 한 채 말이죠.

독립군이었다가 밀정으로 돌아선 염석진(이정재)은 친일 경찰로 뻔뻔하게 살아남는데요. 일제 강점기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안옥윤은 광복 후 변절자인 그를 처단하는 데 성공합니다.

김원봉(왼쪽)과 김구는 오랜 동지로 나온다. 둘 모두 오랜 시간 나오지는 않지만 뇌리에 각인될만한 연기를 선보인다.(영화 스틸컷, 이미지=쇼박스 제공)
영화는 김구나 이완용 같은 잘 알려진 인물들이 출연해 주목도를 키웠습니다. 그런데 독립운동가 하면 김구나 안중근, 윤봉길 등만 떠올리던 우리에게 조승우가 연기한 김원봉이란 인물은 다소 생소했습니다. 영화에서 김원봉이 등장하는 장면은 많지 않지만 밀정 암살 같은 거사를 직접 기획해 지시하는 등 독립운동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을 보이며 시선을 끌었습니다.

2016년 개봉한 ‘밀정’에서 정채산(이병헌)이란 인물도 김원봉을 본뜬 캐릭터입니다. 경부 폭탄 사건을 다룬 이 영화에서 정채산은 일본 수뇌부에 한방을 날리는 작전을 지휘하며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냅니다.

김원봉은 1919년 의열단을 만들어 요인 암살이나 일제 수탈기관 파괴 같은 무정부주의 투쟁을 벌인 인물로 알려졌습니다. 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시정부 국무위원을 지내기도 했습니다. 의열단장을 활동할 때에는 김구보다도 더 많은 현상금이 걸려 있었다고 하니 일본에게는 주적이었던 셈입니다.

염석진(왼쪽)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안옥윤(가운데)과 그걸 지켜보는 하와이안 피스톨.(영화 스틸컷, 이미지=쇼박스 제공)
각국 정상 다시 의견 모일 때…머리 맞대야

광복 이후 김원봉이 북한으로 넘어갔으며 6·25 전쟁 당시 요직을 지낸 것으로 전해져 그에 대한 후세의 평가는 나뉩니다. 하지만 대통령의 언급으로 다시 그의 행적, 공과 사가 다시 부각된 것입니다.

증시로 눈을 돌려보면 최근 시들했던 남북 관계 역시 현충일을 계기로 다시 부각되는 모습입니다. 북·미 2차 정상회담이 별 소득 없이 끝났고 한반도 비핵화는 요원한데 북한의 발사체는 불안감을 키우던 상황이었죠. 그러다 다시 남북과 미국 등 각국 정상의 대화 재개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우선 이달에는 6·12 1차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1주년을 맞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국을 방문할 예정입니다. 이에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4차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기대가 커졌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은 지난 4일 “남북 정상회담은 필요에 따라 신속하게 이뤄진 경험이 있고 현재도 그게 가능할 수 있는 여러 환경”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도 최근 여러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며 일부에서 불거진 내부 불안 의혹을 일축하기도 했습니다.

남북 테마주도 다시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남북 경협 테마주는 지난 5월 한 달간 5.35% 떨어졌는데요. 이달 들어서는 2%대 상승하며 반등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 등 아젠다가 아니어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 같은 경제협력이 진척을 보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겠죠.

애국에는 보수와 진보가 없는 것처럼 평화에도 ‘좌우’는 없습니다. 국가의 이념을 지키는 것은 중요하지만 소모적인 논쟁에 힘을 기울이기보다는 여야, 보수·진보의 구분 없이 경제 발전에 힘을 모아야 할 때가 아닐까요.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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