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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유재희 유현욱 기자] 직장인 나투자(32·가명)씨는 최근 해외 주식투자에 관심이 많다. 4차 산업혁명이나 성장세가 가파른 신(新)남방 국가 등을 볼 때 국내보다는 해외에 기회가 많다는 생각 때문이다. 하지만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아 당장 투자할 형편이 안 되는 데다 해외주식에 투자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고 종목은 어떻게 선택해야 할지 ‘깜깜이’ 수준이라 투자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앞으로 나씨는 하루 몇천 원으로 손쉽게 해외주식에 투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지주는 고객이 신한카드를 쓸 때마다 결제계좌로 등록된 신한은행 계좌에서 약정된 금액을 자동 출금해 국내 펀드나 해외주식에 투자하는 소액투자 서비스 ‘마이투자(가칭)’를 금융권 최초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나씨는 평소처럼 카드를 사용하는 것만으로 신한금융 계열사들이 엄선한 다양한 국내 펀드와 해외주식에 자동으로 투자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금융혁신 ‘마이투자’ 어떻게 나왔나
업계에선 신한금융의 소액투자 서비스가 신선하다는 평가다. 카드 사용이 투자로 이어지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또한 투자금액도 건당 500원부터 가능해 부담도 크지 않다. 말 그대로 ‘금융혁신’이다. 이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의 ‘원신한’ 전략과 임영진 신한카드 사장의 ‘애자일(Agile·민첩한)’ 조직 도입의 합작품이다.
마이투자는 신한카드를 필두로 신한은행, 신한금융투자 등 신한금융을 대표하는 계열사가 긴밀한 공조를 통해 빛을 발한 케이스로 손꼽힌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3개 계열사 관계자들이 연일 머리를 맞대고 ‘즐겁고 쉬운(Fun & Simple)’ 투자 방식을 고민한 끝에 마이투자가 탄생하게 됐다”며 “속도감 있게 사업이 추진된 것은 ‘싹(S.A.Q)’으로 표현되는 신한금융 특유의 방법론 덕분”이라고 설명이다. 싹은 스피드(Speed)와 민첩성(Agility), 순발력(Quickness)을 의미한다.
신한카드에 이식된 애자일 조직문화도 마이투자가 탄생하는 데 한몫했다. 임 사장은 “부서 간 경계를 허물고 필요에 따라 소규모 팀을 유연하게 운영함으로써 몰입감 있고 창조적인 조직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고 강조해 왔다.
실제로 플랫폼사업그룹의 경우 그룹장 또는 본부장 권한으로 연중 과제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직을 재구성할 수 있는 10개의 셀을 운영 중이다. 셀은 5~8명으로 구성된 팀급 조직이다. 지불·결제, 빅데이터, 금융 상품 개발, 마케팅, 제휴, ICT 개발 등 다양한 배경을 가진 80명이 스쿼드(Squad·분대)로 불리는 2~3명 규모 소모임의 ‘헤쳐 모여’를 반복했다.
신한카드, 혁신 서비스 줄줄이 나온다
신한카드는 고무된 상태다. 혁신 서비스 출시가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우선 가맹점 현장 카드발급 서비스는 가맹점에 부착된 QR코드를 ‘신한페이판(PayFAN)’ 앱으로 읽히면 전용 발급페이지로 한번에 접속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기재 정보의 항목도 압축해 5분 만에 현장에서 카드 발급이 가능토록 한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이달 중 LG베스트샵과 시작한 후 점차 제휴처를 확대할 예정이다.
종합병원 간편 결제는 결제와 동시에 사전 예약을 ‘신한PayFAN’ 앱을 통해 할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다. 신한카드는 연간 8조원대로 성장한 종합병원 카드시장 규모를 고려해 약 20개 종합병원에 우선 적용한 후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이는 종합병원과 제휴를 통해 원무과에서 진료비를 결제할 필요 없이 신한 앱을 통해 결제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라며 “이 서비스가 도입되면 진료비 결제를 위해 긴 줄을 설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제도(금융규제 샌드박스) 사전심사를 신청한 105건 중 19건을 우선심사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신용카드 기반 송금 서비스, 카드정보 활용 개인사업자 신용평가 서비스 등 2건이 신한카드가 제출한 것이었다. 복수의 아이템이 우선심사 대상에 오른 건 신한카드가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