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문화계 결산]② ‘거장’이 당기고 ‘신성’이 밀고…흥행 이끈 ‘맨파워’

키신 지메르만 도밍고 등 슈퍼스타 내한 이어져
조성진 김기민 등 젊은 아티스트 맹활약
미투·불황 등 악재에도 호황.. 당분간 이어질 듯
  • 등록 2018-12-18 오전 6:00:00

    수정 2018-12-18 오전 6:00:00

세계적인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내한 공연에서 한장에 55만원인 티켓을 판매해 최고액을 경신했다. 고가 논란이 있었으나 공연은 성황을 이뤘다.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맨파워’가 어두운 전망을 뚫었다. 2018년 경기침체와 미투 운동 여파로 공연계 전체가 가라앉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스타를 내세운 공연이 주목받으며 활기가 돌았다.

△한국에 모인 클래식의 별들

올해는 예술의전당 개관 30주년, 세종문화회관 개관 40주년 그리고 한국오페라 100주년으로 눈에 띄는 이벤트가 많았다. 1년 내내 기념 공연이 이어지며 선택의 폭이 넓었다. 특히 국내외 스타 연주자의 연주가 이어지며 인기를 끌었다.

‘피아노 천재’라 부리는 예브게니 키신과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의 공연을 비롯해 ‘3대 테너’라 불리는 플라시도 도밍고의 내한이 빅이벤트였다. 특히 도밍고는 티켓 최고가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10월26일 서울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공연에 가장 비싼 좌석이 55만 원이었다. ‘필요 이상으로 비싸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대부분의 좌석이 팔렸다.

국내에는 아이돌 뺨치는 인기로 구름 관중을 모으는 젊은 아티스트가 돋보였다.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에서 수석무용수로 활약 중인 발레리노 김기민과 쇼팽 국제 피아노 콩쿠르 우승 이후 물오른 기량을 떨치고 있는 피아니스트 조성진·손열음 등이다. 세 사람 모두 2030세대로 세계적인 기량을 자랑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김기민은 마린스키발레단을 이끄는 간판스타로서 세종문화회관 무대에 섰다. 조성진은 “러브콜을 정중히 거절하는 게 어렵다”고 말할 정도로 빡빡한 일정을 소화 중이다. 바이올리니스트 정명화 등 거장들과 협연도 잇따라 소화했다. 손열음은 32세의 나이에 평창대관령음악제 예술감독으로 올라 축제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발레리노 김기민은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간판스타다. 지난 달 고국을 찾아 ‘돈키호테’ 공연을 했다.
△흥행으로 증명한 이름값

영화와 방송에 출연해온 스타가 출연한 공연도 주목받았다. 영화 ‘신세계’ ‘베테랑’ ‘공작’ 등에 출연하며 인기를 얻은 배우 황정민의 연극 ‘리차드 3세’가 대표적이다. 10년 만의 연극 복귀작으로 객석점유율 98%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성공한 연극 중 하나다. 배우 최불암도 연극 ‘바람 불어 별이 흔들릴 때’로 25년 만에 연극 무대에 섰다. 안방극장을 달구던 MBC 공채 탤런트들은 MBC탤런트극단을 만들어 연극 ‘쥐덫’을 올리기도 했다.

2018년 뮤지컬 분야 최고 화제작인 ‘웃는 남자’는 가수 겸 뮤지컬 배우 박효신을 프론트맨으로 내세워 흥행했다. 175억 원을 투자해 4년여에 걸쳐 만듦새를 다듬었다. 개막 후 한 달 만에 최단 기간 누적관객 10만 명을 넘었으며 객석 점유율 92%를 기록했다. 새 창작 뮤지컬이 귀했던 올해인 만큼 눈에 띄는 성적이다.

이밖에 조승우가 출연하는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가 매진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며 군 복무를 끝내고 돌아온 김준수가 출연하는 ‘엘리자벳’이 공연을 시작했다.

스타의 활약 덕에 공연계 티켓 판매도 늘었다. 인터파크 티켓에 따르면 올해 뮤지컬 연극 장르 판매액은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백세미 인터파크 공연사업부장은 “올해 공연계는 한 마디로 큰 호황을 누렸다”며 “뮤지컬에서는 이미 검증이 끝난 재연작이 다양하게 올라왔으며 ‘라이온 킹’ ‘쿠자’ 등 한국을 찾은 외국의 대형 공연도 인기를 끌고 있어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배우 황정민은 연극 ‘리차드 3세’로 10년 만에 연극에 복귀했다. 높은 인지도로 구름 관중을 모으며 흥행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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