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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6일 신영증권 본사에서 가진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기본적으로 투자가 필요한 시대에 살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 같이 말했다. 미래에셋대우에서 투자분석부장을 역임한 김센터장은 신영증권에 합류한지 약 4개월만인 지난 18일 신임 리서치센터장에 선임됐다.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수차례 선정된 바 있는 그는 투자전략분야의 전문가로 꼽힌다.
“뉴노멀 시대, 배당확대 요구는 당연”
김 센터장은 현재 증시를 ‘뉴 노멀’(New Normal·새로운기준) 시대라고 정의했다. 그동안 익숙했던 증시 사이클에 변화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는 “그동안 국내 증시는 급등하거나 급락했는데 앞으로는 다를 것이다”며 “과거 잣대로 보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이 정의한 뉴 노멀은 박스권 증시를 말한다. 그는 “국내 기업들이 빠르게 글로벌화하면서 기업들의 실적이 내수경기 지표에 미반영되기 시작했고, 이는 저성장 기조로 연결됐다”며 “이러한상황이 박스권 증시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주주들의 요구가 늘어난 것이 바로 배당이다. 김 센터장은 “경제 둔화로 경직된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기업은 경기 지표에 반영되지 않은 이익을 분배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게 됐다”며 “시대정신이 바뀌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그는 “돈을 많이 벌고도 배당이나 투자, 임금 등에 반영하지 않는 기업에 과세하는 정책도 결국 시대적 흐름”이라고 덧붙였다.
반도체나 화학업종 등 특정 섹터에 이익이 몰리는 국내 산업 구조도 저평가 원인으로 지적됐다. 그는 “반도체나 화학업은 구조적으로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이 낮을 수밖에 없다”며 “이들은 변동이 큰 시클리컬(경기민감) 산업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 중요성 높아져…배당·해외투자 등 주목
김 센터장은 저성장 시대에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는 투자라고 봤다. 그는 “오랜 시간 인류는 실물경제를 통해 돈을 벌어왔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이러한 방법을 통해 부를 축적할 수 있는 규모가 제한적”이라며 “지금은 금융자산 수익률을 개선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투자환경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은행 예·적금 금리는 낮아졌고, 주식도 기대수익률이 낮아진 상황이다. 김 센터장은 “코스피 대형주에 투자해 수익을 내기도 힘들어졌다”며 “상대적으로 중소형주 등 틈새를 찾아 투자하는 노하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사회 전체적으로 배당 요구가 늘어날 것”이라며 “과거 고도성장기 코스피 연평균 기대수익률이 9%인 시절에 배당수익률 2%는 큰 의미가 없었지만, 지금처럼 수익률이 2~3%인 상황에서 2% 배당은 아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해외투자를 강조하는 데는 국내 투자 매력이 낮아진 것도 이유다. 김 센터장은 “과거 미국이 좋으면 전 세계 경제가 같이 좋았지만 지금은 미국만 좋다”며 “미국 경제의 낙수효과가 약해지다보니 신흥국에 강달러 부작용이 더 크게 작용한다”고 봤다. 특히 한국 증시는 ‘중간이상’의 평가에도 변동성이 낮아져 매력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증시의 최대 리스크로 떠오른 무역분쟁에 대해서는 “예측하기 힘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고 진단하며 증시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소가 될 것으로 봤다. 김 센터장은 “가장 큰 우려는 두 나라의 정치적 리더십이 경직돼 있는 점”이라며 “핀치에 몰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기부터 권위적 리더십을 내세워 양보하기 힘든 상황이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리더십 역시 불확실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신임 센터장으로서의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는 바텀업(Bottom-Up·가치가 높은 개별종목 발굴) 관점에서 좋은 종목을 찾아내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매크로 쪽은 해외 자산에 대한 탑다운(Top Down·유망산업을 찾아 개별기업 발굴) 관점에서 좋은 종목을 찾아내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