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멱칼럼]中企에 꼭 필요한 ‘스마트팩토리’

  • 등록 2018-04-10 오전 5:30:00

    수정 2018-04-10 오전 5:30:00

[이상직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생산현장이 똑똑해지고 있다. 제조업체에 회사 이름과 로고가 담긴 탁상용 시계를 주문할 경우 제조시간은 얼마나 걸릴까? 어림잡아 1000개라면 24시간 안에 포장까지 끝난다. 제조업계에 안착중인 4차 산업혁명의 놀라운 실체다. 초연결 및 초지능이 그 핵심이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안산 중소기업연수원에 자리한 스마트팩토리 배움터 ‘넥스트스퀘어’(NEXT SQUARE)에서는 탁상용 시계를 제조하는 무인시스템을 운영한다. 자동화 장비에서 원재료 절단을 시작하고, 모바일 로봇이 반제품을 이송하며, 머시닝센터에서는 가공이 이뤄진다. 이어 가공된 몸체와 받침대 검사가 이뤄지고 협업로봇과 현장관리자간 협업으로 완제품이 만들어진다. 완성품을 모바일 로봇이 적재장소로 이동하면 모든 작업은 끝난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넥스트스퀘어는 4차 산업 현장이 요구하는 장비와 SW(소프웨어) 기술의 총 집합처다. ‘POP’, ‘MES’, ‘Digital Twin’, 머시닝센터, 협동로봇, IoT(사물인터넷) 기반 센서, 롯트 추적시스템 등을 구축, 사람과 로봇이 함께 소통하며 일하는 스마트팩토리 롤모델이다. 연수생 중 일부는 “미래형 제조현장을 보기 좋게 꾸며놓은 곳 아닙니까?”라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아니다. 미래가 아닌, 현실 속 스마트팩토리다.

국내 대기업에 산업용 환풍기를 납품하는 S사의 생산현장을 잠깐 들여다보자. 가장 먼저 움직이는 것은 사람이 아닌 무인운반차(AGV:Automatic Guided Vehicle)다. 두 대의 AGV는 자재가 종류별로 분류·적재된 선실로부터 조립라인의 작업자가 있는 곳까지 부품을 이송한다. 버튼만 누르면 AGV가 설비 사이를 자유롭게 이동해 부품이 실린 대차를 알아서 가져오고 비어있는 대차는 끌고 나간다. 제조로봇과 함께 작업자들이 부품 조립을 하고 이 이뤄지고 조립된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타고 포장작업장으로 이동한다.

여기부터는 ‘오토 팔렛과 오토 패키징 시스템’이 가동된다. 6축 다관절 로봇이 200kg이 넘는 완제품을 들어 올리고 이동시켜 적정단위로 팔렛작업을 한다. 다음은 자동화기기가 좌우 회전을 통한 랩핑작업으로 포장까지 완료한다. 이게 끝이 아니다. 대기하고 있던 또 다른 대형 AGV는 2톤에 달하는 포장된 완제품을 알아서 싣고 출하장까지 이동한다.

국내 중소벤처기업의 스마트팩토리는 지금 이 순간에도 활기차게 운전 중이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은 지난해까지 5003개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마쳤으며, 올해에는 2000개를 진행 중이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스마트팩토리를 구축한 기업들은 △생산성 30% 증가 △불량률 45% 감소 △원가 15% 절감 △매출액 20% 증가 △영업이익 53% 상승 등의 괄목할만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

이제 중소벤처기업에게 있어 스마트팩토리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정부는 2020년까지 중소·중견기업에 스마트공장을 2만개까지 보급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에 중진공 중소기업연수원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하는 중소벤처기업을 위한 스마트팩토리 확산과 전문인력 양성의 요람을 구축했다. 올해는 ‘스마트공장 추진 전문가 양성과정’ 등 전국 5개 연수원에서 전년보다 47%가 증가된 66개 과정의 스마트팩토리 관련 연수과정을 운영할 예정이다. 또한 제조현장 스마트화자금을 신설하고, 스마트팩토리 설비 구축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해 우리 중소벤처기업이 혁신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할 것이다.

미래가 아닌 현실로 다가온 스마트팩토리에 우리 중소벤처기업의 경쟁력이 달려있다. 머지않아 우리나라가 중소벤처기업이 주도하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스마트팩토리 강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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