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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배우의 합, 스태프들과 함께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배우 한지상(33)과 최우혁(22)에게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인기요인을 묻자 똑같은 답변을 내놓았다. 두 사람은 서울 중구 흥인동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흥행몰이 중인 이 작품에서 ‘앙리 뒤프레’와 ‘괴물’의 1인2역을 번갈아 맡아 열연 중이다.
지난해 초연한 창작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제작비 40억원을 투입해 10억원대의 수익을 낸 국내 뮤지컬계 최고 흥행작이다. 영국 출신의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동명소설(1818)이 원작이다. 신이 되려고 했던 인간, 인간이 되고 싶었던 괴물 이야기를 그린다. 초연에서 총 89회 공연에 누적관객 8만 5000명을 동원, 평균객석점유율 95%를 기록했다. ‘이데일리 문화대상’에서 최우수상과 대상을 동시에 수상하는 등 다수의 뮤지컬상을 거머쥐며 대중성과 작품성을 모두 꿰찬 수작이다.
초연에 이어 이번 앙코르무대서 다시 괴물로 돌아온 한지상은 “손가락으로 살짝 건드렸을 뿐인데 저만치 나가떨어진다. 무대에 오를 때마다 괴물을 ‘괴물스럽게’ 500% 살려주는 앙상블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차려진 밥상을 잘 떠먹기만 하면 된다”며 노혜영, 김선 등 동료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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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두 사람은 ‘프랑켄슈타인’을 ‘인생의 작품’으로 꼽는다. 한지상은 이 작품으로 숨겨놨던 실력을 인정받았다. 1막에선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로, 2막에선 죽은 앙리의 얼굴을 달고 새로 태어난 피조물 ‘괴물’로 열연해 주목받았다. 공연계에선 “한지상이 프랑켄슈타인을 통해 스타급 주연배우로 거듭났다”고 평가한다.
최근엔 KBS 예능 ‘불후의 명곡’, MBC 드라마 ‘장미빛 연인들’에 출연하며 얼굴을 알아보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는 한지상은 2003년 연극 ‘세발 자전거’로 데뷔했다.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스타지만 무명시절 설움도 겪었다. MBC 장수 예능프로그램 ‘서프라이즈’ 단역으로 출연했었다. 2005년 뮤지컬 ‘그리스’에선 조정석(로저 역)의 커버배우로 캐스팅됐지만 ‘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하차 통보를 받은 적도 있다. “당시엔 마음고생이 심했다. 자괴감에 빠졌지만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잘렸지만 매일 출근하듯 연습실에 나갔다. 제작진이 그 모습을 보고 다시 무대에 서게 해줬다.”
한지상은 후배 최우혁을 보며 10년 전을 떠올린다고 했다. “나라는 사람은 ‘후천성 개발도상형’이라 천천히 배우며 내것으로 만들어가는 편인데 우혁이는 놀랍게도 처음부터 잘해내고 있다. 가끔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긴 하는데 그때마다 스스로 잘 해결하고 소화해 내더라.”
△팬에서 배우로…후회 없도록 최선 다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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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상의 팬인 최우혁은 그와 함께 무대에 서는 게 꿈만 같고 지금도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연습 초기엔 혼란스러웠다. 선배들 아우라에 기가 눌렸다. 선배들이 조언을 해주면 발가벗은 느낌이었다. 그런데 나중에 보니 의지하고 있더라. 지금은 대놓고 물어본다.하하.” 이야기를 듣고 있던 한지상이 조언을 덧붙였다. “무대는 멘탈 싸움이다. 고음에 너무 신경 쓰지 마라고 자주 얘기하는데 잘 따라가고 있다. 권투를 한 친구라 버티는 힘이 분명 있더라. 괴물의 감성을 대사와 노래에 담아 배역에 집중하면 설득력이 생긴다”고 말하자 최우혁은 “많이 배우고 있다. 무대에서도 좀더 편안해졌다”고 답했다.
한지상은 요즘 바쁘다. 장르를 불문하고 찾는 곳이 많아졌다. 올해 촬영을 마친 영화 ‘마차타고 고래고래’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과 동시에 기획한 작품으로 뮤지컬 ‘고래고래’는 지난 9월 이미 무대에 올랐다. “예전에는 배역을 맡으면 내 안의 닮은 자아를 찾거나 다른 인물로 만들어갔는데 지금은 차이점을 먼저 인지한 뒤 접근한다. 정답은 아니지만 차이점에서 출발해 움직임과 대사톤을 찾는다. 좀더 다양한 표현방식을 가지게 된 것 같다.”
최우혁은 “할 일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며 웃는다. “이루는 것은 할 수 있지만 지키는 건 힘들다. 배우 인생의 시작과 최우혁이란 이름을 동시에 알려준 작품인 만큼 작품 끝날 때 후회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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