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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올해 한국미술품 경매사의 마지막 해외경매가 지난 주말 홍콩에서 열린 K옥션 제4회 홍콩경매와 서울옥션 제17회 홍콩경매로 마무리됐다. 지난 28일 홍콩 르네상스하버뷰호텔에서 열린 K옥션 경매는 62점 중 51점이 팔려 낙찰률 82.3%를 기록했다. 판매총액은 81억 4889만원((5448만 9401홍콩달러·수수료포함)을 기록했다. 29일 홍콩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서울옥션 경매는 117점 가운데 98점을 팔아 83.76%의 낙찰률을 보이며 315억 4780만원(2억 1095만 1521홍콩달러)의 판매총액을 올렸다. 두 회사의 판매액을 합치면 397억원이다. 한국의 경매사 외에도 크리스티 홍콩이 28∼29일 홍콩 컨벤션 전시센터 그랜드홀에서 연 ‘아시아 20세기 & 동시대 미술경매’에서도 한국 작품은 좋은 반응을 보였다. 35점을 출품해 낙찰률 80%, 판매총액 64억 9500만원(4430만홍콩달러)의 성과를 올렸다.
△김환기 열풍 지속…단색화 인기 꾸준
K옥션과 서울옥션에서 팔린 국내 작품 중 최고가는 양쪽 모두 김환기의 그림이었다. K옥션의 최고가 판매작품은 김환기의 ‘귀로’로 판매수수료를 포함해 23억 5472만원(1574만홍콩달러)이었다. 다음날 서울옥션이 내놓은 김환기의 점화 ‘16-II-70 147’ 역시 판매수수료를 포함해 23억 7600만원(1593만홍콩달러)에 팔리며 이날 경매에서 가장 비싼 작품의 타이틀을 쥐었다. 이는 지난 10월 서울옥션의 홍콩경매에서 김환기의 점화 ‘19-Ⅶ-71 209’(1971)가 47억 2100만원(3100만홍콩달러)에 팔리며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운 성과를 이은 것으로 좀처럼 식지 않는 김환기의 열픙을 이번 경매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단색화의 인기도 사그라들지 않았다.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정상화·권영우·박서보·김기린 등의 작품이 높은 추정가보다 비싼 금액에 팔렸다. 특히 박서보의 ‘묘법 No.2-80-81’이 11억 4400만원(767만홍콩달러)으로 가장 비싸게 거래가 됐다. 박서보의 작품은 크리스티 홍콩에서도 진가를 발휘했다. 28일 이브닝경매에서 ‘묘법 No.65-75’는 11억 5400만원(780만홍콩달러)에 팔려나갔다. 이로써 박서보는 이우환·정상화에 이어 한국의 생존작가로는 세 번째로 10억원이 넘는 낙찰기록을 가진 작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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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수집가 내놓은 국보급 ‘달항아리’ 한국으로 돌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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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자·이우환 가격 관망세
지난 8월 미국에서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천경자의 작품도 홍콩경매에 나와 주목을 끌었다. 크리스티 홍콩의 이브닝경매에 나온 천경자의 ‘꿈속의 여인’은 낮은 추정가보다 약간 높은 5억 6900만원(388만홍콩달러)에 판매됐다. 한국 단색화의 1세대인 이우환의 작품도 가격변동이 크지 않았다.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20억원까지 팔리던 것과는 대조적으로 이날 크리스티 홍콩서 1970년대 작품인 ‘점으로부터’와 ‘선으로부터’ 연작 3점이 낮은 추정가와 그보다 약간 높은 정도인 1억 7000만~2억 900만원(120만~140만홍콩달러)에 큰 경합 없이 낙찰됐다. 1979년에 그린 수채화는 주인을 찾지 못해 유찰됐다. 미술계에서는 최근 경찰이 이우환 작품에 대해 위작 수사를 벌인다는 소식이 작품가격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