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배 타고 중국가는 여행의 묘미

중국 산둥성 노산·태산 관문 칭다오까지
3만톤급 카페리 골드브릿지 5호 탑승
편도 15시간…'느린 여행' 정수 맛봐
  • 등록 2015-06-02 오전 6:41:00

    수정 2015-06-02 오전 7:22:10

칭다오항을 빠져나오는 위동항운의 뉴골든브릿지 5호 갑판에서 승선객이 바다 건너 칭다오 시가지를 바라보고 있다(사진=김용운 기자).


[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불과 100년전 까지만 해도 외국으로 여행을 하기 위해서는 배를 타야 했다. 가까운 일본은 한일 해협을 건너는 연락선을 탔고 중국 역시 인천에서 배를 타고 서해를 건너갔다. 비행기로 외국에 나가는 것은 불과 반세기밖에 되지 않은 여행방법이다.

인천 제2국제여객선항에서 노산과 태산의 관문인 중국 칭다오까지는 3만톤 급 카페리 뉴골든브릿지 5호를 타고 편도 15시간가량 걸린다. 조수간만차로 인해 칭다오에서 인천까지는 2시간 남짓 더 걸릴 수 있다.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면 칭다오국제공항까지 1시간30분밖에 걸리지 않는 것과 비교해봤을 때 ‘한없이 느린 여행’이다. 그러나 배를 타고 칭다오에 다녀오는 여행은 비행기 여행에서 느낄 수 없는 색다른 묘미가 있다.

우선 갑판에 올라 망망대해를 볼 때 느끼는 해방감. 바닷바람이 몸을 감쌀 때 전해져 오는 상쾌함은 비행기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다. 특히 인천에서 오후에 출항하기 때문에 바다 위로 지는 노을을 볼 수 있다. 아울러 아침에 칭다오에 입항하기 전에는 수평선에서 떠오르는 태양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다. 칭다오에서 출발했을 때도 마찬가지다.

흡연자자라면 더할 나위없이 좋다. 갑판에 재떨이까지 친절하게 마련돼 있다.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소리와 더불어 담배 한 개피를 피워 물고 밤하늘의 별자리를 헤어 보는 낭만은 배에서만 가능하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젊은 여성 관광객에게도 배 여행은 각별하다. 비행기 안에서야 기껏 기내식과 창밖 하늘 모습밖에 찍을 게 없겠지만 배는 다르다. 배 곳곳이 포토존이다. 하얀 포말이 부서지는 뱃머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보면 ‘타이타닉’ 주인공 못지않다. 어르신과 어린이에게도 배 여행이 한결 편하다. 객실에서 쭉 벋고 누워 잘 수도 있고 선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도 있다. 혹시 위급상황에는 배에 함께 승선한 의사에게 도움을 청할 수도 있다.

혹시 중국 비자가 없더라도 위동항운 홈페이지(www.weidong.com)를 통해 도착(선상)비자 서비스를 신청하면 칭다오로 입국할 때 비자를 받을 수 있다. 다만 배 갑판에서 사진을 찍거나 맥주 한 캔을 마시거나 혹은 담배를 피기 위해서는 반드시 방풍이 되는 겉옷이 필요하다. 배 위에서 맞는 바닷바람은 예상보다 거세다. 더불어 칭다오와 인천 간 배편을 많이 이용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유난스러운 부산스러움은 ‘복불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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