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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정훈 기자] 불어나는 공무원연금 지급 부담으로 시(市)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정크) 수준으로 추락한 시카고가 내년 공무원연금이 들어가는 예산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시 재정에 다소 숨통이 띄일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일리노이주(州) 주 상원은 31일(현지시간)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도 경찰과 소방관 연금을 지급하는데 부족한 재원을 충당하기 위해 시정부가 제공해야 하는 지원예산을 2억달러 줄여달라며 시카고시가 제출한 법안을 찬성 38표, 반대 20표로 가결했다.
시카고는 지난 15년간 공무원연금 소득대체율을 올리고 연금 지급연령을 앞당긴 탓에 공무원연금 지급액 부담을 늘려왔다. 그 결과 지난해말에는 시카고 공무원연금의 적자는 195억달러로 10년전에 비해 무려 4배 이상 불어났다. 뒤늦게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람 이매뉴엘 시카고 시장은 재산세 인상에 공무원 부담액을 연 8.5%에서 11%로 올리는 등 개혁안을 마련했지만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다만 이같은 조치에도 불구하고 200억달러에 이르는 시정부 부채에 따른 지급불능 우려에서 완전히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카고의 신용등급은 연일 추락하고 있다.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시카고 신용등급을 지난달 12일 투기등급인 `Ba1`으로 낮췄다. 시가 공무원 연금 적자를 메울 수 있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평가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시정부가 채권 발행을 통해 부족한 자금을 조달할 때 더 높은 이자율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이매뉴엘 시장은 조만간 시가 빌린 9억달러 채권을 변동금리에서 고정금리로 전환하고 2억달러를 추가로 빌릴 계획이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