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브리핑]이분법

  • 등록 2014-04-09 오전 7:45:56

    수정 2014-04-09 오전 7:45:56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 2003년 개봉된 ‘나의 그리스식 웨딩’이라는 영화에서는 그리스인 아버지가 미국인과 결혼하려는 딸에게 말한다.“세상엔 그리스어를 할 수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두 가지 부류의 사람이 있어”

이분법으로 최근 주식시장을 보면, 두 가지 종류의 사람이 있다. 박스권 돌파를 믿는 사람과 믿지 않는 사람이다.

모두 논리는 탄탄하다. ‘이번에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테이퍼링 이슈 이후 내내 유출되던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에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들이 보통 매수를 시작하면 한 분기 가량은 연속성을 보이곤 한다. 게다가 1분기 실적 시즌 문을 연 삼성전자(005930)의 성적은 시장 기대치를 충족시키며 연초 어닝쇼크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다. 코스피 지수는 1990선까지 올랐다.

전날(현지시간) 뉴욕증시 역시 그간의 조정장에서 벗어나 강세를 보였다. 특히 연일 하락하던 나스닥이 0.8% 가까이 올랐다. 또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아가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1분기 조정순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박스권 돌파를 믿지 않는 사람들은 ‘경험’을 댄다. 지난해 외국인의 최장기간 순매수에도 단단한 지붕 덕분에 지수는 2050대에서 고점을 찍고 되퉁겼다. 게다가 우리 증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중국이 불안한 상황이다. 아무리 중국 정부가 의도했다지만 구조조정의 여파가 없을 리가 없다. 1분기 실적 역시 기대치에 부합하는 출발일 뿐, 순매수를 자극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국내 주식형펀드는 8거래일 연속 순유출을 이어가고 있다. 이 기간 환매된 금액은 1조원을 넘는다. 실제로 펀드시장은 박스권 돌파를 믿지 않는 사람들로 무게가 실린다. 지난해는 물론 지금까지도 꾸준히 자금이 유입된 펀드는 시장이 횡보하는 가운데 이윤을 극대화할 수 있는 롱숏펀드다.

결국 이들이 팽팽히 맞서며 지수는 한동안 2000 전후에서 눈치를 볼 것이라는 평가다. 외국인의 매수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달러-원 환율 역시 1050원선을 방어선 삼아 횡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오히려 이분법 탓에 이도 저도 아닌 중간에 수렴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답이 없는 것은 아니다. 갈림길에서 섣불리 ‘올인’하기보다 두 방향에 분산투자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상승 방향으로는 외국인의 매수세가 유입되는 IT나 자동차 업종에 주목하는 동시에 펀드의 수익률이 기대치에 도달했다면 환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분법이 대립하는 시기에는 회색지대로 도피하는 것도 괜찮은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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