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JP모간 쇼크`에 혼조 마감

JP모간 파생상품 투자에서 20억달러 손실
그리스 2차 총선 불가피..美 소비지표는 호전
  • 등록 2012-05-12 오전 6:00:49

    수정 2012-05-12 오전 6:00:49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뉴욕증시가 혼조세로 장을 마쳤다. JP모간의 파생상품 투자 손실 여파가 전반적인 증시 분위기를 흐린 가운데 미국 소비지표 개선 등이 이를 상쇄하는 형국이었다. 주간 기준으로는 2주 연속 하락했다.

11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34.44포인트, 0.27% 내린 1만2820.60으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4.60포인트, 0.34% 떨어진 1353.39를 기록했다. 반면 나스닥지수는 0.18포인트, 0.01% 오른 2933.82로 거래를 마쳤다.

JP모간의 예상치 못한 대규모 손실 고백이 개장 전부터 시장의 화두가 됐다. JP모간은 전일 파생상품에 투자해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월가 최대 은행으로 부상한 JP모간이 우리 돈으로 2조원이 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는 소식에 투자심리가 전체적으로 흔들렸다.

이와 더불어 그리스 제3당인 사회당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 2차 총선이 기정사실화돼가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안을 키웠다. 연정 구성 현상 시한은 오는 17일까지지만 각 정당의 견해차가 워낙 커 합의가 이뤄질 가능성은 작다. 그리스의 정국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유럽 재정위기의 재확산에 불을 댕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다만 5월 미국 소비자심리지수가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고무적이었다.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도 예상 외의 하락세를 보이며 연방준비제도(Fed)의 통화 완화 조치 유지 가능성을 높였다.

종목별로는 금융주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JP모간이 9% 넘게 떨어진 것을 비롯해 씨티그룹과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이 줄줄이 떨어졌다.

◇ JP모간 무리한 투자로 20억달러 손실

전날 JP모간은 지난 6주간 합성신용증권이라는 파생상품에 투자했다가 20억달러 규모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는 우리의 엄청난 실수"라며 고개를 숙였다.

월가 전문가들은 JP모간의 이번 파생상품 투자 손실이 2분기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JP모간은 2분기 리스크 헤지 부문의 손실액 전망액을 당초 2억달러에서 8억달러로 상향 조정했다.

다른 투자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파생상품 투자에 덜 집중해 온 JP모간이 파생상품 투자 부문에서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밝혀지자 월가는 충격을 받았다.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만족스럽지 않고 유로존 재정위기의 공포까지 되살아나는 시점에서 터져 나온 JP모간의 손실 소식은 투자자들의 매도세를 부추기는 역할을 했다.

◇ 그리스 2차 총선 불가피..3당도 연정구성 실패

그리스 정치권이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2차 총선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그리스 정국 혼란에 대한 우려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다수당인 신민당과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에 이어 제3당인 사회당도 연정 구성에 실패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는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를 만난 직후 연정 구성을 위한 마지막 노력이 실패로 끝났다고 밝혔다.

사회당의 연정 구성 시도가 무산되면서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이 주요 정당 지도자들을 모아 연정 구성을 촉구할 예정이지만 각 정당의 견해차가 큰 만큼 사실상 합의는 어려울 전망이다.

오는 17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그리스는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일각에서는 그리스 정부가 이미 2차 총선을 준비하고 있으며, 그 시기는 다음 달 17일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정국 혼란이 장기화될 경우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 집행 역시 차질을 빚을 수 있어 시장의 우려는 가실 줄 모르는 모습이다.

◇ 美 5월 소비자심리지수, 4년 만에 최고치 미국의 5월 소비 심리가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고용시장은 아직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지만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 개선을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5월 톰슨 로이터/미시간대 소비자심리지수 예비치는 77.8을 기록, 전월의 76.4는 물론 시장 예상치인 76을 웃돌았다. 이는 2009년 1월 이후 최고치다.

지난달 고용 증가세는 5개월 만에 최저 수준을 보였지만 휘발유 가격이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소비 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한편 앞서 발표된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하락했다. 이날 미 노동부는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전월 대비 0.2% 떨어졌다고 밝혔다. 전월과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깬 것이다.

이 소식은 경기 부양을 위해 추가 유동성 공급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연방준비제도에 선택의 폭을 넓혀줄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가격 변동이 심한 식품류와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는 당초 관측대로 0.2% 상승했다.

◇ 스페인, 은행 개혁안 공개..충당금 300억유로 확보 지시 스페인이 자국 은행권에 대한 구조조정방안을 공개했다. 부실 자산 정리를 위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게 한다는 것이 핵심 골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은행들에 300억유로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확보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은행들의 부실 부동산 대손충당금 비율을 현재 평균 7%에서 30%대로 올리는 한편 지원이 필요한 은행들에 한해서는 정부가 기금을 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의 총 지원금액은 150억유로 미만에서 결정될 것이며, 이는 재정적자 부담을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 모든 은행의 대차대조표에서 무수익 부동산 자산을 분리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사실상의 배드뱅크 구실을 할 청산 회사를 설립해 은행들이 안고 있는 부실 부동산 자산을 사들이는 한편 독립 회계감사법인 2곳을 지정, 은행권의 부동산 익스포저를 평가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번 구조조정안은 스페인 정부가 자산기준 3위 은행인 방키아를 부분적으로 국유화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나온 것으로, 그간 은행권 부실 문제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던 스페인 정부의 태도 변화를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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