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큰폭 상승..`애플+버냉키` 효과

3대지수 동반상승..지표부진에 다우 상승제한
기술-소재주 강세..애플 9% 가까이 급등
  • 등록 2012-04-26 오전 5:06:49

    수정 2012-04-26 오전 5:06:49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뉴욕증시가 오랜만에 큰 폭으로 상승했다. 애플의 어닝 서프라이즈가 시장심리를 살린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가 경제 전망을 높이면서 벤 버냉키 의장이 추가 부양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큰 힘이 됐다.   25일(현지시간) 다우지수는 전일대비 89.16포인트, 0.69% 상승한 1만3090.72로 장을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18.73포인트, 1.37% 뛴 1390.70을, 나스닥지수도 전일대비 68.03포인트, 2.30% 높은 3029.63을 각각 기록했다.   유로존에서 드라기 ECB 총재가 인플레 우려를 낮추는 대신 경기 전망 우려를 높이면서 부양의 불씨를 살린 가운데 애플의 실적 호조 효과가 크게 작용했다. 반면 지난달 미국 내구재 주문이 3년만에 최악의 실적을 보이며 제조업 경기 둔화 우려를 낳은 것이 지수 상승세를 제한했다. 또 영국이 2분기째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 침체기에 본격 진입한 것이 부담이 됐다.   그러나 오후 들어 연준이 올해 경제 성장률과 실업률을 당초 예상보다 더 좋게 전망한데다 버냉키 의장이 "필요할 경우 3차 양적완화를 포함한 추가 부양조치를 언제든 쓸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이 호재로 작용했다.   대부분 업종들이 상승한 가운데 특히 기술주와 소재주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아이폰`과 `아이패드` 덕에 엄청난 실적을 또다시 이어간 애플은 9% 가까이 급등하며 주가를 단숨에 610달러대로 올려놓았다. 보잉도 실적 호조를 등에 업고 각각 5% 이상 급등했고, 아멕스도 2.22% 상승했다.   건설 장비업체인 캐터필러는 시장 예상보다 좋은 실적과 전망치 상향 조정에도 불구하고 매출 부진 탓에 5% 가까이 급락했다. `아이폰` 덕에 예상보다 손실이 더 줄었지만 스프린트 넥스텔은 1.62% 하락했다.   코카콜라는 1주를 2주로 분할하는 방안을 이사회가 권고했다는 소식에 1% 이상 올랐고, 암젠은 예상보다 좋은 실적 덕에 2.27% 상승했다. 반면 뇌물 스캔들을 겪고 있는 월마트는 이날도 1% 미만으로 하락했다.  

◇ 버냉키 "주택·금융 걸림돌..필요땐 추가부양"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이틀간의 FOMC에서 기존 정책들을 그대로 유지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부 개선 시그널이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주택시장은 침체돼 있고 이런 부진은 여전히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몇주일간 유로존 금융시장의 스트레스가 커지고 있고 미국 시장도 변동성이 커지면서 개선된 금융 안정의 일부분이 다시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이를 감안해 그는 "연준은 경제 회복과 실업률 하락추세가 지속될 수 있도록 필요할 경우 추가 조치를 취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필요하다면 추가로 연준 재무제표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2014년말까지 초저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합의된 약속에 대해 매우 편안함을 느낀다"고도 했다.

다만 연준은 경제전망에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실업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는 대신 근원 인플레이션 전망치는 높였다. 당초 1월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가 2.2~2.7%일 것으로 봤는데, 이를 2.4~2.9%로 높였다. 또 실업률은 올해 7.8~8.0%로 예상했다. 당초 1월의 8.2~8.5%보다 낮춰 잡았다. 내년 실업률도 7.4~8.1%에서 7.3~7.7%로 하향 조정했다.

아울러 개별 위원들의 새로운 기준금리 전망을 제시했는데, 이번 전망에서는 당초 1월에 비해 연준이 약속한 `2014년말` 이전인 `2014년중` 첫 금리 인상을 점친 위원들이 늘어났다. 올해와 내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각각 3명씩으로 1월과 같았지만, 2014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은 7명으로, 종전 5명에서 2명 더 늘어났다. 2명이었던 2016년 금리 인상 전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 피치 "네덜란드 3% 적자목표 힘들다"..`AAA` 유지

국제 신용평가기관인 피치사는 보고서를 통해 "네덜란드는 올해 GDP대비 재정적자를 4.5%로 약간 낮추는데 그칠 것"이라며 "올해는 물론이고 내년에도 3%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다.

앞서 네덜란드의 지난해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4.7%를 기록했고, 이 때문에 유럽연합(EU)의 압박으로 네덜란드 정부는 140억유로의 예산 삭감을 통해 이 비율을 3%로 낮추려고 했었다. 그러나 연립정부내 반발로 합의 도출이 실패했고, 급기야 마르크 뤼테 총리 등 내각이 총사퇴하며 조기 총선으로 가게 됐다.

피치는 "이로 인해 단기적으로 네덜란드 내에서 추가적인 재정 긴축 조치에 합의하기 어려워졌다"며 "정책 리스크가 이처럼 커지면서 향후 경제에는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기본적인 가정하에서는 네덜란드가 내년에 가서는 GDP대비 재정적자를 3%까지 낮출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국내 정책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유로존 위기 리스크가 여전한 만큼 상황에 따라서는 내년 3% 달성도 어려울 수 있고, 이는 네덜란드 국가신용등급에 압박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올해 GDP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3%를 넘어선다고 해서 당장 네덜란드의 현재 국가신용등급인 `AAA`가 부적절하다고 볼 순 없다"고 말해 단기간내 등급을 강등하지 않을 뜻임을 시사했다.

◇ 美 내구재주문, 3년래 최대감소..제조경기 `흔들`

미국의 지난달 내구재주문이 크게 부진했다. 3년만에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향후 제조업 경기가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는 지난 3월 미국의 내구재주문이 전월대비 4.2%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앞선 2월의 1.9% 증가에서 감소세로 돌아선 것이다. 특히 시장 전망치였던 1.7% 감소에도 크게 못미쳤다. 이는 지난 2009년 1월 이후 3년 2개월만에 가장 큰 감소폭이었다.

변동성이 큰 항공기와 자동차 등 운송부문을 제외한 핵심(코어) 자본재주문도 전월대비 1.1% 감소해 0.5% 증가였던 시장 예상치를 밑돌았다. 2월의 1.9% 증가에도 못미쳤다.

국방부문을 제외한 주문도 4.6%나 감소해 역시 지난 2009년 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2월의 1.5% 증가보다도 못했다.

◇ 드라기, 부양 불씨 살렸다..`물가우려↓-경기우려↑`

최근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감을 표시하며 긴축정책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낳았던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톤을 낮추며 시장 우려를 낮췄다. 사그라졌던 부양의 불씨도 되살린 것으로 보인다.

드라기 ECB 총재는 이날 유럽의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아직 경제 어려움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ECB의 부양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정상으로 돌려놓는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 경제상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매우, 매우 높은 상황"이라며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를 높였다.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는 "ECB 정책 당국자들은 인플레이션 상승 리스크에 맞설 경우 확실하고도 적절한 방식으로 모든 가능성 수단을 쓸 것"이라며 "올해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ECB의 정책목표인 2%를 웃돌 것"이라고 말했지만, "내년에는 둔화될 것이고 물가 상승압력은 완만한 편"이라고 부연했다.

드라기 총재는 특히 "고유가와 간접세 인상 등이 물가 상승압력이 되지만 반대로 경제활동 둔화는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 된다"며 "이를 고려할 때 아직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대체로 균형적"이라고 말해 인플레 전망에 대한 우려의 톤을 다소 낮췄다.

◇ 英, 3년만에 첫 경기 침체기 진입

유럽 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영국 경제가 최근 3년만에 첫 경기 침체기에 진입했다.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예상밖의 부진을 보였다.

이날 영국 통계당국은 지난 1분기 GDP 성장률이 전기대비 0.2% 후퇴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4분기에 0.3% 후퇴 이후 2개 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경기 침체기에 빠졌다. 이는 지난 2009년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미국에서 주로 쓰는 방식대로 연율 환산할 경우 전기대비 0.8% 후퇴한 것으로 조사됐다. 전년동기대비로는 제자리 걸음이었다. 산업별로는 건설활동이 3%나 위축됐고, 산업생산은 0.4% 후퇴했다. 성장률 기여도가 높은 서비스업 생산은 0.1% 성장에 불과했다.

슈로더의 아자드 장가나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영국 정부도 재정긴축 목표 수치를 하향 조정해야할 상황에 처했다"며 "아직 정부 정책 변화를 얘기하긴 이르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긴축으로 인해 경제 위축이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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