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브리핑)주식이냐 예금이냐

  • 등록 2008-08-08 오전 8:15:45

    수정 2008-08-08 오전 8:15:45

[이데일리 손희동기자] 한국은행이 금리를 올리면서 주식 투자자들의 고민도 한층 커졌을 법하다. 가뜩이나 지지부진한 장세가 계속되고 있는 판에 시중금리까지 올라버렸으니 내 돈 지키기가 수월치 않아진 셈이다.

금리인상은 주식시장엔 악재지만 투자자로서는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할 수 있다. 주식처럼 고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은 아니지만, 은행의 경우 예전보다 높아진 이자수익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전일 금리인상이 발표된 뒤 각 은행들은 정기예금 등 수신상품의 이자율을 올리겠다고 밝혔다. 국민은행(060000)우리금융(053000), 신한금융, 기업은행 등 시중 은행들은 적게는 0.1%포인트, 많게는 0.5%포인트까지 수신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증권가도 뒤질세라 CMA(종합자산관리계좌) 인상 소식을 전했다. 이제 투자자들은 최고 5.35%까지 높아진 CMA 금리를 만날 수 있다. 단기성 자금의 기준 지표가 되는 CD금리도 상승세다. 전일 5.74%까지 오른 CD금리는 이달 안에 5.8%까지 갈 수 있을 것으로 업계에선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안정성 자금의 이자율이 높아졌다해도 물가상승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마이너스 수준이다. 지난달 공개된 소비자 물가 상승률만 해도 5.9%에 달했다.

채권과 주식간의 수익률을 비교를 봐도 답이 딱히 나오지 않는다. 동양종금증권에 따르면 주가수익률에서 10년물 국고채수익률을 뺀 수익률격차(Yield Gap)는 4.5%포인트로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여전히 주식시장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역시 2002년의 평균치 6.1%포인트 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점, 실질주가수익률 역시 4.4%포인트에 불과하다는 점 등을 살표보면 주식시장 역시 그다지 매력적이지는 못한 상황이다. 채권수익률보다는 낫지만, 그렇다고 해도 예전만큼 큰 돈을 벌기 어렵다는 뜻이다.

이쯤되자 주식시장에서의 자금이탈도 조금씩 눈에 띄고 있다. 두 달전 10조원을 넘어섰던 고객예탁금은 8조원대로 줄었고, 4조원대던 신용융자자금 역시 3조원대로 감소했다. 주식형 펀드 자금 역시 증가세가 둔화됐다. 최근의 거래량 부진과 주춤해진 기관 매수세 등을 미뤄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다.

밤사이 뉴욕증시는 기존 악재들이 다시 한 번 부각되면서 또 한 번 미끄러졌다. 금융불안 위기감과 경기침체 우려, 여기에 국제유가 반등까지 겹쳤던 것. 거래도 시원치 않은데, 시중 자금은 갈 곳을 잃고, 글로벌 악재는 여전하니 한숨이 절로 나오는 아침이다.

그래도 오늘 저녁에는 베이징 올림픽 개막이 있으니, 그것으로라도 위안을 삼는 게 어떨까 한다. 이참에 올림픽 관련 수혜주나 중국 관련주, 올림픽 이후 각광받게 될 업종이라도 곱씹어 보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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