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유가는 사흘 연속 새로운 영역을 밟았다. 전날 사상 최초로 86달러, 87달러선을 차례로 돌파한 유가는 이날 87달러선을 넘어선데 이어 장중 88달러선마저 뛰어넘으며 90달러를 눈 앞에 뒀다.
겨울 난방철을 앞두고 터키의 이라크 침공 우려로 불거진 지정학적 리스크가 유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레젭 타입 에르도안 터키 총리는 이날 터키 의회가 내일(17일) 터키 군의 이라크 국경내 쿠르드 반군 공격을 승인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터키의 이라크 공격이 감행될 경우 세계 3위 산유국인 이라크의 원유 생산이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올렸다.
먼저 유가가 오르면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는 소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주택 경기가 바닥을 모르고 꺼지고 있는데 유가 마저 오르면 소비가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하다.
두 번째로 유가 상승은 물가를 자극한다. 유가 상승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경계하는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여 월가가 여전히 간절히 바라고 있는 추가 금리인하를 멀어지게 할 수 있다.
잭스 인베스트먼트 리서치의 찰스 로블럿 선임 애널리스트는 "우뚝 솟은 유가가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모두가 걱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페리 매니지먼트의 찰스 페리 회장은 "유가가 90달러까지 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속적으로 매수 세력을 끌어들이고 있다"며 "현재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실질적인 배경은 공급 부족의 현실화이며 (공급 부족) 상황이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페리 회장은 유가가 이번 주 90달러를 넘어서지는 않겠지만 2~4주 이내에 90달러선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