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외국인보다는 국내 기관 중심의 시장 구도가 형성되었다는 점이다. 양자를 조합하면 리레이팅과 국내 기관의 주도력 강화에 의한 주가 상승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 같은 현상은 기관으로 유입되는 자금의 업종별 또는 종목별 배분 구조를 보면 확연하게 드러난다. 기관 투자자들은 주식형 수익증권으로 유입되는 자금을 외국인이 많이 보유하는 종목으로 투입하지 않았다.
그리고 업황이나 이익 모멘텀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업종에 대해서는 업종의 시장 비중 대비 비중축소를 유지했다. 이 결과 외국인이 많이 보유하면서 동시에 업황 및 이익 모멘텀이 약한 IT나 은행 업종 등에 대해서는 펀드 내 보유 포지션이 시장비중을 상대적으로 하회하는 현상이 나타났던 것이다.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에 연초부터 7월까지 이익모멘텀이 계속 악화되고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늘어나면서 국내 기관의 시장 대비 펀드비중도 계속 감소하다가 8월에 일시적으로 반도체 가격 상승이 나타나자 펀드 내 비중이 벤치마크를 초과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8~9월 중에 국내 기관의 펀드에서 전기전자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가 일시적으로 있을 때조차도 삼성전자에 대한 비중확대가 아닌 하이닉스에 대한 비중확대였다는 사실이다.
따지고 보면 지난 8~9월의 비중 확대 당시에도 IT 전체 섹터에 대한 비중 확대라기 보다는 D램 가격 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낙관이 한시적으로 반영된 결과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2007년도에는 그 동안 우리 시장에서 언더웨이트의 주 대상이 되었던 IT 업종을 중심으로 수급 상황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일단 외국인 매도가 상당히 진행되었다.
향후 원도우 비스타 출시로 인해 메모리 전체 매출 규모가 12년 전 기록을 돌파할 정도의 IT 업황 모멘텀이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보면 IT주에 대한 기관의 비중축소(Under-weight) 상태가 치유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IT와 함께 언더웨이트 대상이 되었던 은행주에 대한 비중 확대 시기는 불확실하다. 은행 역시 모멘텀 약화 속에서 국내 기관이 적극적으로 비중을 하향조정한 섹터에 속하기는 하지만 은행주에 대한 외국인 매도는 거의 없었다. 이점이 IT와 다른 환경이다. 은행주에는 혹시 모를 외국인 매물 출회에 대한 우려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내년 상반기 중 금리인상으로 인해 은행의 순이자 마진 상승을 기대할 수 있지만 대출 경쟁의 강화로 인해 정책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대출금리 인상이 쉽지 않을 수 있는 여건이다. 금리인상이 대출금의 대손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측면도 고려해야 한다.
유통은 연초에 비중 확대의 대상이 되었다가 이내 비중 하향 조정의 대상이 되었는데, 이것은 롯데쇼핑 상장과 관련된 기대심리가 반영되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는 유통업의 비중 축소가 주된 흐름이었는데, 내년도에는 내수와 수출의 균형 성장 구도 하에서 경기 모멘텀이 올해보다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유통과 같은 경기관련 소비재에 대해서는 점진적으로 비중 확대를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세중 신영증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