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조용만기자] 미국 대형 기업들이 비용부담을 이유로 회사부담이 큰 확정급여(DB)형 퇴직연금을 잇따라 중단하고 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기업 알코아는 오는 3월부터 신입 근로자에 대한 DB형 퇴직연금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알코아는 대신 신입 근로자에 대해 회사와 근로자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인 401(k)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존의 근로자들은 달라진 제도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 새로운 제도하에서 알코아 사측은 근로자의 401(k) 가입여부와 관계없이 연봉 및 보너스의 3%를 퇴직연금으로 적립하게 된다. 또 근로자들이 401(k) 퇴직연금에 납부하는 급여의 초기 6%를 공동 부담한다.
알코아는 신규 근로자에 대한 DB형 퇴직연금의 중단으로 회사의 장기성 부채를 제한할 수 있을 것이라며 퇴직연금 제도 변경이 회사 수익에 곧바로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운용손실에 대한 책임을 회사가 져야 하는 DB형과는 달리 DC형의 경우 근로자와 회사가 일정비율을 분담해 퇴직연금을 적립한뒤 운용책임은 근로자가 지기 때문에 기업입장에서는 비용 부담이 제한된다는 장점이 있다.
앞서 지난 5일 미국 최대 퇴직연금중 하나인 컴퓨터 서비스업체인 IBM이 2008년부터 DB형 퇴직연금의 추가 적립을 중단키로 했다. 또 지난해에는 통신회사 버라이즌이 간부직원에 대한 연금을 동결했고, 휴렛패커드는 신입 근로자에 대한 퇴직연금을 중단하는 등 DB형 퇴직연금 혜택을 줄이는 기업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부터 재무회계기준위원회(FASB)의 기업연금 회계처리 기준이 변경돼 연금을 부채로 처리해야 하기 때문에 퇴직연금의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기업들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