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년 삼성그룹 공채 16기로 입사해 46명이 신세계로 배치받은 뒤 30년이 지난 지금 44명이 회사를 떠났고, 석 대표(사진 오른쪽)와 이 대표(왼쪽)만 남았다.
이 대표는 "75년 삼성그룹내에선 제일모직이나 제일제당, 삼성물산에 비해 신세계는 비선호 기업이었다"면서 "그러나 공채사원을 40여명이나 신세계로 보낸 것은 당시 그룹이 신세계를 인수하지 얼마안 된 상황에서 전략적으로 키워보겠다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고 회고하면서 오늘날 신세계의 발전상을 설명했다.
석 대표도 "입사 초기 오일쇼크로 회사에 큰 위기가 왔지만, 이를 잘 극복한 것이 오늘날 신세계를 유통명가로 만든 계기가 됐다"면서 "승승장구하는 이마트에 비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던 백화점 부문에서 IMF 외환위기 이후 강남점을 오픈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이들 두 사람은 49년생 동갑이자 반포에서만 20년 넘게 산 이웃사촌이지만, 성향은 다소 대조적이다.
업무적으로도 이 대표가 관리과장, 기획부장, 경영지원실장 등 관리경력을 주로 쌓은 반면 석 대표는 영업전략실장, 마케팅실장, 영업본부장 등 영업통으로 일해왔다. 보직에 걸맞게 성격도 다른 면이 있다.
이 대표는 "석 대표의 경우 감성적인 면이 있어 백화점 사업과 잘 어울린다"면서 "일에 있어서는 매우 철저해 부하 직원들이 어려워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이들 두 사람은 요즘 신세계백화점 부문과 이마트 부문간 정보공유와 협업에 대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석 대표는 재무관리에 정통한 이 대표에게, 이 대표는 마케팅과 영업에 정통한 석 대표에게 서로 도움을 받고 있는 셈이다.
특히 오는 2007년 이마트 죽전점 옆에 들어설 신세계백화점이나 2008년 광주신세계백화점 옆에 들어설 이마트를 준비하면서 이들 두 사람의 협업은 신세계의 큰 메리트로 작용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붙어서 들어서는 사례는 처음이다"면서 "서로간에 백화점이나 이마트의 운영방식을 물어보는 등 정보교류를 통해 합리적으로 일을 풀어가면서 시너지 효과를 최대한 낼 수 있도록 연구중"이라며 이구동성으로 말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