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제공] 지난 대선때 한나라당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았던 서청원 한나라당 전 대표가 지난 2002년 10억원 안팎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6일 오전 10시 대검 중수부(부장 안대희)에 소환될 예정이다.
검찰은 이번 주에 서 의원을 시작으로 비리에 연루된 6명의 전·현직 국회의원을 소환할 방침이다. 이로써 지난 1월초 의원 8명의 동시구속에 이어 또 한 차례 대규모 사법처리가 예상되고 있다.
2월1일부터는 자동적으로 국회회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검찰은 이번 주에 최대한 정치인 조사를 벌인다는 방침이다.
1월초 의원 8명 구속 이어 대규모 사법처리 예상
문효남 대검 수사기획관은 25일 오후 "서 의원은 한화와 관련돼 있으나, 한화가 대선자금으로 건넨 채권40억원과는 다른 돈"이라며 "서 의원의 자금 수수가 지난 대선때 선대위원장을 맡았던 것과 관련돼 있다고 단정할 만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해, 일단 대선자금이 아닌 개인적인 차원으로 선을 그었다.
문 수사기획관은 "서 의원이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만큼 대선자금 모금과정과 사용처 등에 대해서도 조사하겠다"며 "이미 출금조치를 취했다"고 밝혔다. 안대희 중수부장은 구정 연휴 직전 "국회의원 7∼8명에 대한 소환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죄질이 중하다고 판단되는 사람들은 출금했다"고 밝힌 바 있어, 서 전 대표는 형사처벌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문 수사기획관은 또 "서 전 대표가 홍기훈 N제약 회장(구속)으로부터 썬앤문그룹 자금 2억원을 받았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홍 회장이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어 진척이 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한화그룹이 한나라당에 대선자금으로 제공한 40억원어치 채권은 지난 2002년 11월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이전에 김영일 의원과 최돈웅 의원이 동석한 63빌딩 회동에서 받아 이재현 전 재정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검찰수사결과 드러났다.
그러나 이 전 국장은 이에 대해 진술을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한화그룹의 대선자금사건과 관련해 현재 미국체류중인 김승연 회장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검찰에 나오는 의원들 집에 돌아가기 힘들 것"
한화그룹으로부터 10억원의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이재정 전 의원은 26일 오전 10시에 2차 조사를, 지난 대선때 민주당 선대위 총무본부장이었던 이상수 의원은 27일 오전 10시에 5차 소환조사를 받는다. 신경식 한나라당 의원은 롯데그룹에서 10억원대의 불법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28일 조사예정이다. 이들은 모두 출금돼 있는 상태다.
검찰은 이재정 전 의원에 대해 "한화그룹 외에 다른 부분에도 관련돼 있고, 단순한 전달자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상수 의원에 대해서는 27일 조사이후에도 한 두 차례 더 추가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들 역시 모두 출금돼 있어, 사법처리 대상자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들 외에도 2명 정도의 정치인을 29일과 30일 쯤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문 수사기획관은 "지난 대선 당시 양 후보측 관계자 각 1명씩으로, 죄질이 중해 출국금지시켰다"며 "조만간 이들의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검의 한 수사관계자는 "(검찰에) 나오는 의원들은 집에 가기 힘들 것"이라고 말해 대규모 사법처리를 예고했다.
검찰이 이번 주에 정치인들에 대한 수사를 중점적으로 진행하기로 함에따라 기업인들에 대한 소환조사는 내주 이후에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출구조사 원칙론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
한편, 불법대선자금의 사용처에 대한 조사와 관련해 각 지구당의 자금사용내역까지 파악한다는 이른바 "출구조사"와 관련해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검찰은 이를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주목된다.
문효남 수사기획관은 "사용처 부분과 관련해 각 지구당이 사용한 자금에 대해서까지 조사할 지에 대해 원론적인 차원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구조사와 관련해 야권의 반발을 고려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불법대선자금 수사도 정치발전을 위한 것인만큼 지구당들에 대해서까지 조사하는 것이 국가와 사회발전에 도움이 되는지가 고려의 대상"이라고 답했다.
오는 4월 15일 국회의원 총선거가 예정되는 상황에서 검찰이 각 당의 지구당에 대한 조사에 나설 경우 일대 파란이 예상된다. 국회의원 후보자 등 지구당 주요인사들이 줄줄이 검찰조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