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하정민기자] 최근 휴대폰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있는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001년 5월 설립된 휴대폰 단말기 제조업체다. 설립 후 3개월만에 최초로 CDMA2000 1x 단말기를 출시했으며 현재 CDMA(코드분할다중접속), GSM(유럽형) 방식의 휴대폰을 북미, 중남미,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해외 20여국에서 수출하고있다.
내수 시장에서는 10%대의 점유율로 삼성전자, LG전자에 이어 3위를 유지하고있으며 특히 카메라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점유율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있다.
팬택앤큐리텔은 공모 전부터 장외시장 황제주로 불리며 대단한 화제를 불러모았다. 이번 공모를 통한 조달 금액만 1000억원 가량으로 예상되는 등 올해 IPO 기업중 가장 크기 때문이다. 또 엔씨소프트 이전, 유엔젤 상장으로 일기 시작한 `IT기업의 거래소 진입`이란 흐름을 이어간다는 점에서도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특히 동종 단말기 및 부품주들에 대한 관심 유도와 함께 팬택, KTB네트워크 등 지분 투자업체들의 차익 기대감을 낳는 등 주식시장에도 상당한 파급 효과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83년 현대전자의 통신부문으로 출발했다. 이후 하이닉스반도체의 자회사로 지내다 지난 2001년 5월 현대큐리텔로 이름을 변경하고 분사했다. 그러나 당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던 휴대폰 내수시장에서 고전을 면치못해 한때 퇴출위기에 내몰리기도 했다.
그러나
팬택(25930) 박병엽 부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KTB네트워크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현대큐리텔을 인수하면서 팬택앤큐리텔은 본격적인 재활치료에 들어갔다. 팬택계열로 흡수된 후 투자지원을 받으며 안정적인 연구개발 환경을 확보한 팬택앤큐리텔은 일찌감치 카메라폰 시장 진출을 시도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 11월 준비 1년만에 33만화소 플래시 카메라폰(PD-6000,PD-K600)을 출시하며 사세를 확장했다. 휴대폰 소비자들의 욕구를 정확히 포착한 카메라폰 출시로 팬택앤큐리텔은 사업개시 후 가장 큰 전기를 맞게됐다.
매출호조는 실적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해 매출 7300억원, 영업이익 487억2700만원, 순이익 437억7000만원으로 창립 후 최대 실적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에는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23% 늘어난 4855억원, 영업이익은 96.8% 증가한 209억원, 순이익도 22% 늘어난 123억원을 기록했다. 물론 최고 호황기였던 작년 4분기에 비해 1, 2분기 판매대수가 소폭 감소하긴 했지만 많은 휴대폰업체들이 내수침체와 중국의 사스 여파 등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적 호조는 더 두드러진다.
송문섭 팬택앤큐리텔 사장은 "팬택앤큐리텔의 강점은 탄탄한 기술력"이라며 "국내 최초로 CDMA단말기, 카메라폰 생산에 성공한데다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해외 수출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2월 미국 오디오복스 사와 주문자개발생산(ODM)방식으로 수출계약을 맺은 것도 까다로운 해외 업체의 요구사항을 고려하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
이를 위해 "올해 연구개발비를 지난해보다 2배 가량 많은 1700억원으로 늘리겠다"며 "팬택과 합쳐 연구개발 인력이 960명 정도 되는데 이를 1300명까지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구인력의 공동 사용에서 보듯 팬택앤큐리텔은 팬택과의 연합전선 구축으로 많은 시너지 효과가 발생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회사는 일단 구매조직을 통합 운영, 퀄컴 칩셋 구매 등을 합동으로 하고있다. 올해 양사의 퀄컴칩 구매 개수가 1500만개에 달하는 만큼 독자적으로 구매시보다 많은 가격혜택이 돌아온다고 송 사장은 강조했다.
또 수출시장에서의 중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각 모토로라와 오디오복스로 납품업체를 차별화한 것도 마케팅활동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수 및 중국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구도 ▲우수 인력확보 및 연구개발비 부담 ▲매출처 편중 등은 사업위험으로 꼽히고있다.
세계 이동통신단말기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어 국내나 해외시장 모두 업체간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이는 중저가 단말기 시장에서 두드러져 제품단가 인하를 유도하고있다.
특히 신규 수요보다 대체 수요 비중이 날로 커지면서 신제품 출시를 위해 막대한 연구개발비용을 지출하는 업체들의 재무부담을 강화시키고있으며 팬택앤큐리텔이 공략 대상으로 삼은 중국시장의 경우 로컬업체들이 덤핑공세가 만연한 상황이다.
매출처 편중도 무시할 수 없다. 현재 팬택앤큐리텔은 오디오박스와 북미 및 중남미 지역에 대한 CDMA단말기 독점적 판매계약을 맺고있는데 지난해와 올해 상반기 매출비중이 46%, 45%에 달한다. 현재 매출비중도 높은 편이지만 만일 오디오박스를 통한 유통구조 비중을 줄이고 북미에 독자적 유통망을 확보할 경우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들여야할 전망이다.
송 사장은 "꾸준한 신제품 개발로 시장을 선점하는 길 밖에 없다"며 연구개발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에는 30여종의 국내시장용 신제품을 개발해 출시할 것"이라며 "사스 등 최악의 상황이 지나가면서 올해 2분기 실적이 바닥이라는 확신을 가지고있다"고 강조했다.
팬택앤큐리텔은 지난 25일 수요예측을 위한 IR을 실시했고 오는 내달 3일~4일간 총 4200만주의 공모주 청약을 접수한다. 주간사는 동원증권이며 주당 공모희망가액은 아직 결정되지않았으나 대략 2200∼2900원(액면가 500원)부근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공모후 자본금은 741억6096만원, 발행주식수는 1억4832만주로 늘어나게 된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은 박병엽 팬택 부회장 25.38%(공모후 3764만3658주), KTB컨소시엄 32%, 우리사주 19% 정도다. 박 부회장의 지분은 6개월의 보호예수 기간이 있으나 직원 보유분과 KTB측 지분은 매각에 제한이 없다. 팬택앤큐리텔은 주가 하락위험을 방지하기위해 KTB 측과 매각시기를 조율하고 있으며 KTB 측도 시장에 충격에 덜 주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공모주식 가운데 일반배정분은 840만주(20%)로 주간사인 동원증권 403만2000주를 비롯해 인수사 삼성증권 252만주, 대한투자증권 84만주, LG투자증권 25만2000주, 굿모닝신한·대우·한화·현대·동양종합금융증권에 각각 12만6000주가 배정돼있다. 팬택, 텔슨전자, 인탑스, 피앤텔, 유일전자 등 유사 회사들과 비교해 산출된 주당 평가가격은 2511원이다.
◆상반기 주요 경영지표(괄호안은 2002년)
-매출액 4855억원(7800억)
-영업이익 209억4700만원(487.2억)
-경상이익 177억2300만원(628.5억)
-당기순이익 123억7600만원(437.7억)
-부채 1330억원
-자본 2899억원
-공모일 다음달 3일~4일
-주간사 동원증권
-공모후자본금 741억원
-공모주식수 4200만주
-공모가 내달 2일께 결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