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KB증권은 삼성SDI(006400)에 대해 “당장은 어려우나 경쟁 강도 완화는 긍정적”이라 진단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가는 32만원으로 ‘하향’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4분기 실적은 배터리 부진과 일회성 비용 등으로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목표주가를 하향한 이유는 미국과 유럽의 정치적 변수로 인한 전방 고객 수요 둔화를 가정해 올 영업이익 추정치를 48% 가량 하향 조정했기 때문이다.
KB증권은 삼성SDI의 4분기 실적으로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3% 감소한 3조1900억원, 적자전환한 영업손 259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했다. 시장 컨센서스 영업익 1279억원을 크게 하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당초 기대대로 ESS 배터리 업황은 양호하나, 전동공구향과 EV향 수요가 모두 약세를 보이고 있는 소형전지 실적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유럽 EV 배터리 주요 고객의 강도 높은 재고조정으로 인한 고정비 부담이 확대되고 있고, EV 배터리 리콜 관련 비용과 불용재고 상각 등 일회성 비용이 1000억원 이상 발생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라 말했다.
당분간 가시밭길이 불가피하다. 실적 부진이 4분기로 끝나지 않고, 2025년 1분기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기존에 우려가 많았던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전기차 지원 정책 철폐 우려 외 유럽향 수요 가시성마저 낮아진 점이 아쉽다”며 “올해 시행이 예고되었던 탄소 배출 규제가 완화되어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전기차 생산을 서둘러야 할 니즈가 약화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 말했다.
다만 “노스볼트 등 경쟁 업체들의 파산이 경쟁 강도 완화로 이어지고 있어 기술력이 뒷받침되는 삼성SDI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시장의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