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윤정 기자] 정부가 의대 증원분의 자율 선발을 허용한 가운데 각 의대별 모집정원 조정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교육부는 각 대학에 이달 말까지 조정된 입시안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대학가에 따르면 의대 모집인원 증가 폭은 1500명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립대들이 배정된 증원분의 50%만 모집하고 사립대 대부분은 증원분을 모두 모집하는 방향을 택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 ‘빅5’로 불리는 서울시내 대형병원 다섯 곳에 소속된 교수들이 일제히 주 1회 휴진을 선언한 가운데 2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 로비에 한 환자가 서있다. (사진=연합뉴스) |
|
29일 교육계에 따르면, 30일까지 각 대학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의대 모집 인원을 포함해 변경된 2025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을 내야 하지만 시한을 넘겨 제출하는 대학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 관계자는 “변경된 입시안 제출 마감은 이달 말이지만 예년에 비춰보면 5월에 내는 대학도 있다”고 했다. 대교협의 ‘2025학년도 대입전형 기본사항’은 대학들의 정원 조정 시한을 올해 4월 말로 규정하고 있지만 이는 법령 규정 사항이 아니라서 유동적이란 것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9일 2025학년도에 의대 증원분 내 50% 이상 100% 범위 안에서 대학들이 자율적으로 모집하도록 허용했다. 이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충남대·충북대·제주대 등 6곳 국립대 총장들의 건의에 따른 것인데 나머지 국립대 3곳도 이에 동참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들 국립대 9곳이 새로 받은 의대 정원은 △강원대 83명 △경상국립대 124명 △제주대 60명 △경북대 90명 △충북대 151명 △충남대 90명 △부산대 75명 △전북대 58명 △전남대 75명 등 총 806명이다. 이들 대학이 50%만 선발할 경우 403명이 감축된다.
반면 사립대를 중심으로는 배분 규모 모두를 받겠다는 움직임이 나온다. 연세대 분교(증원 7명)·인제대(7명)·고신대(24명)·동아대(51명)·조선대(25명)·대구가톨릭대(40명)·계명대(44명)·영남대(44명) 등이 대표적이다.
| 전북 원광대학교 의대가 개강한 29일, 빈 강의실에 의대생들의 과 점퍼만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
|
다만 국립대 중에서도 충북대·부산대 등의 내부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총 증원 규모를 1500명대로 예단하기는 어렵다. 고창섭 충북대 총장은 의대 증원분의 50%(75명)만 반영한 125명으로 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뜻을 밝혔지만 의대 교수들이 반대하고 있다. 부산대 역시 증원분의 50% 정도만 모집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기존 증원분을 모두 모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증원분보다 모집인원을 다소 줄인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기존 배정분만큼 모집하는 방안도 계속해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충북대·부산대가 증원분의 100%를 모집할 경우 총 증원 규모는 1700명대로 올라선다. 의대를 운영 중인 한 국립대 총장은 “대학마다 상황이 다르다”며 “사립대 대부분은 증원규모 전부를 모집할 생각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국립대 중에서도 200명을 모두 선발하겠다는 곳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대부분 대학이 2025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 변경사항을 30일까지 대교협에 제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진행된 출입기자단 정례브리핑에서 교육부 관계자는 “의대 증원을 받은 거의 모든 대학이 (대교협에) 변경된 계획을 제출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오는 30일까지 많은 대학이 변경된 입시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대교협은 대학들이 의대 모집인원을 조정한 입시 변경안을 제출하면 심의를 거쳐 전체 대학의 대입전형시행계획을 확정한다. 대학들은 그 뒤 모집정원을 구체화한 2025학년도 모집요강을 수험생들에게 공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