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이끄는 원전株…“전력 수요 급증에 수혜”

두산에너빌, 한 달간 16% 상승…원전 관련 종목↑
데이터센터·전력기기 이어 AI 시대 수혜 종목 꼽혀
“‘AI 핵심’ 데이터센터 운영엔 원전·SMR 등 필요”
정부 정책적 지원 더해지며 실적 개선 등 전망 나와
  • 등록 2024-03-19 오전 5:50:00

    수정 2024-03-19 오전 5:50:00

[이데일리 박순엽 기자] 국내 원자력 발전 관련 종목이 데이터센터·전력기기 종목에 이어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으로 묶이며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AI 시대가 다가올수록 전력 소모량이 늘어나리란 분석에 힘이 실리면서다. 기존 공급망으로는 늘어나는 전력 수요를 충당하기 어렵다는 평가에 새로운 원자력 발전소나 소형모듈원자로(SMR) 건설이 이어지리란 예상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18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두산에너빌리티(034020)는 전 거래일 대비 120원(0.67%) 내린 1만7860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지난 한 달간 흐름을 살펴보면 16.05%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2.79% 오른 점을 고려하면 큰 폭의 상승세를 나타낸 셈이다. 이 기간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가 각각 1053억원과 1091억원치를 순매수하면서 두산에너빌리티의 주가 오름세를 이끌었다.

이와 함께 원전 관련 종목으로 꼽히는 비에이치아이(083650)우리기술(032820)도 한 달 동안 각각 31.03%, 15.67% 올랐다. 비에이치아이와 우리기술은 원전 기자재 업체로 국내·외 원전에 부품을 납품하고 있다. SMR 설계업체인 미국 홀텍과 협력하고 있는 현대건설(000720) 역시 같은 기간 3.61% 상승했다.

이는 원전 관련 종목이 AI 시대 수혜 종목으로 손꼽히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은 결과라는 분석이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AI 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가 AI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관련 산업으로까지 확장되는 분위기”라며 “AI 반도체 등 이후 관심 대상이 데이터센터이고, 그 이후 전력 인프라를 거쳐 에너지 분야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으로 AI 사용이 확대하면 데이터센터 건설·관리가 늘고 이에 따른 에너지 사용량이 증가할 전망이다. IT업계 등에 따르면 ‘챗(Chat) GPT’와 같은 생성형 AI 서비스와 기술 등을 사용하면 구글 등 일반 웹 서비스를 이용했을 때보다 전력을 10배 이상 소모하고, 이미지 생성 AI 기술 이용은 텍스트 생성보다 60배의 전력을 소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33년 데이터센터가 소모하는 전력량은 전체 전력량의 10.8%에 달하리란 전망도 나온다.

특히, 데이터센터 전력은 밀도 높은 전력을 요구하기 때문에 좁은 면적에서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전력원이 필요하다는 점도 원전 관련 종목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현재 미국 내 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대부분이 원전이 설치된 동·남부 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돼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데이터센터와 원전의 연관성을 확인할 수 있다.

증권가에선 이 같은 흐름에 정부의 정책적 지원까지 더해져 관련 종목의 오름세가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원전 생태계 완전 복원과 한국형 SMR 개발을 지원하고자 원전 관련 연구·개발(R&D) 투자에 앞으로 5년간 4조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 한국형 혁신형 SMR 개발 가속화를 위해 기존의 9배인 600억원 규모의 예산도 증액하기로 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Nuscale Power)와 엑스에너지(X-Energy) 등 미국 기업들에 대한 지분 투자, 협약을 추진해온 만큼 SMR 산업이 본격화하면 가장 확실한 혜택을 볼 수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비에이치아이, 우리기술 등도 올해부터 원전 사업 부문의 실적 개선이 이뤄지리라는 게 증권가 판단이다.

문경원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4월 총선 이후 지연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며, 더 많은 신규 원전을 반영하기 위해 논의가 길어지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며 “오는 6월 말 체코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도 EPC(설계·조달·시공)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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