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류 가격이 오른다는 기대감에 지난달부터 이날까지 하이트진로는 11.43% 상승했다. 롯데칠성(005300)은 19.15% 올랐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95% 하락한 것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 전반이 하락하는 와중에도 주가가 우상향했다.
업계에서는 소주 가격 인상을 예정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올해 초 정부는 서민들의 장바구니 부담을 줄이기 위해 주류업체를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하며 주류 가격 동결을 압박해 왔다. 그러나 지난 4월 소주의 핵심 주원료인 주정을 만드는 데 쓰이는 타피오카 전분 가격이 오르자 대한주정판매는 주정 가격을 평균 9.8% 인상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주류업체들이 소주 가격을 연말쯤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쏟아졌다. 그간 주정 등 원료 가격이 오르면 주류업체들은 출고가 인상을 통해 생산비 증가분을 해결해왔기 때문이다.
통상 주류 가격이 오르면 한 분기 내로 효과가 실적 지표에 반영돼 왔다. 특히 주류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는 하이트진로를 보면, 지난 2019년 5월 소줏값을 6.45% 인상하자 이는 곧 2분기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흥국증권에 따르면 당시 하이트진로의 2분기 연결기준 실적에서 신제품 맥주의 판관비가 증가하며 전체적인 영업이익은 부진했으나 소주 부문은 가격 인상 효과가 곧바로 반영돼 하이트진로 매출 증가율에 3~4%가량 기여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가격 인상 역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주류업계가 국내 증시에서 소외됐던 만큼 저가 매수 전략이 유효하다고 조언이 나오는 이유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초기 물량 저항 등을 고려할 시 하이트진로의 내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기존 추정치 대비 25% 증가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정한다”며 “이번 소주 판가 인상으로 내년 손익은 지난 3년 평균 수준까지 회복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