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정부 ‘자구책’ 놓고 신경전…전기요금 공방 예고[2023국감]

19일 한전 등 에너지공기업 국감
한전적자 놓고 ‘네 탓’ 공방 전망
구체적인 자구안 언급할 지 관심
부실·방만경영, 원전 정책도 쟁점
  • 등록 2023-10-19 오전 6:00:00

    수정 2023-10-19 오전 6:00:00

[세종=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천문학적인 적자를 떠안은 한국전력(한전)이 경영난 해소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을 역설한 가운데 19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국정감사에선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정부와 여당이 한전의 ‘선(先)개혁 후(後) 요금인상’ 기조를 굳히고 있는 만큼 김동철 한전 사장이 이날 국회에서 추가 자구책의 내용을 언급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자구안이 미흡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치면서 한전은 최종 자구책을 고심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사진=연합뉴스)
18일 국회와 에너지업계 등에 따르면 국회 산자위 국감은 한전 및 발전자회사, 한국수력원자력, 전력거래소, 발전 자회사 등 16개 피감 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이날 국감에서는 한전의 적자 해소와 전력시장 안정화를 위한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놓고 여야가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여당은 전기요금 부담을 차기 정권에 전가한 문재인 정부의 책임론을 꺼내 든 반면 야당은 환율과 유가 등으로 현 정부들어 한전의 재무구조가 더욱 악화했다고 반박하는 등 ‘네 탓’ 입씨름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전 적자의 근본 원인은 원가반영이 되지 않은 전기요금에 있다는 것이 감사원 감사를 통해 명확하게 확인됐다”며 “윤석열 정부가 원가주의를 확립하겠다고 했으면서 여전히 한전 적자에 전 정부 탓, 한전 탓만 하는 행태는 시정돼야 한다”고 했다.

한전은 지난 2021년 말부터 시작된 석유·석탄·가스 가격 급등 여파로 올 상반기까지 누적 47조원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올 6월 말 기준 총부채도 201조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정부는 작년 4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1킬로와트시(㎾h)당 40.4원(39.6%) 인상했으나, 아직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첫 정치인 출신인만큼 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을 더욱 선명한 메시지로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한전 사장이 국감에서 무난한 답변을 했다면 이번에는 한전의 경영난과 전기요금 인상에 대한 메시지가 좀 더 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자구책과 관련해선 아직 최종안이 마련되지 않아 관련 내용을 국감장에서 밝힐 지는 미지수다.

전기요금 인상문제 외에도 한전과 발전자회사의 부실·방만 경영 문제, 한국에너지공대의 각종 비위행위에 따른 출연금 삭감 여부 등이 쟁점화할 전망이다.

원자력발전(원전) 등 에너지정책 생태계 전반에 대한 책임공방도 예상된다. 현 정부가 전 정부서 추진한 탈원전 정책을 전면 폐지하고 원전 생태계 복원과 수출 확대 등에 힘을 쏟고 있고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하는 만큼 야당서 원전 확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사용후핵연료 처분시설 설림 등의 내용을 담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법)도 다뤄질 전망이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영구처분을 위한 △부지선정 절차 및 일정 △유치지역 지원 △독립적 행정위원회 설치 △원자력발전소 부지 내 건식저장시설 설치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고준위법은 작년 11월부터 올해 7월까지 9차례의 법안소위 심의를 거치는 동안 여·야가 그 필요성에는 공감했으나 저장용량 등 핵심 쟁점에서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복수의 야당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은 현 정부에서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전 정부탓만하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의 필요성과 친원전 정책의 문제점 등을 질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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